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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스타 비하인드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배우.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김성균

by 꿀마요 2021. 11. 25.



요즘 충무로에서 이보다 바쁜 배우가 또 있을까. 작년 <범죄와의 전쟁>의 버섯 머리로 데뷔하더니 지금까지 주연작 <이웃사람>을 비롯해 여덟 작품이 개봉됐다. <응답하라 1994>에서 경상도 소심남 ‘삼천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CF와 다른 드라마의 카메오 출연까지, 엄청난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는 김성균의 숨 가쁜 필로그라피를 살펴본다. 


1. <범죄와의 전쟁> 행동대장 박창우 역
 


김성균을 알린 첫 역할은 <범죄와의 전성시대>의 행동대장 박창우다. 사실 머리숱이 많지 않은 그는 풍성한 버섯 머리를 만들기 위해 가발에 흑채까지 써야 했다고. 80년대에서 막 걸어 나온듯한 포스와 태권도 유단자(마동석)를 맥주병으로 때려잡는 실전형 액션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관객인사를 다니는 동안 버섯 머리를 하지 않은 김성균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2. <577 프로젝트>에서 하정우에게 낚인 16인 중 하나
  


서울부터 해남까지 577km를 걸어가는 동안 배우들의 인생사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전 연기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고 한다. 돈이야 어쨌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으나, 이제 막 태어난 아들까지 생활고에 시달리게 하는 자신이 싫었기 때문이다. 연기자 김성균이 아니라 인간 김성균이 볼 수 있는 영화. 


3. <박수건달>의 춘봉역


어쩔 수 없이 신내림을 받아 오락가락하는 조직의 보스 광호(박신양)를 보필하는 역이다. 여전히 부산 사투리를 쓰는 조폭 역할이지만, <범죄와의 전쟁>보다는 가벼운 분위기의 코믹연기다. 몇 가지 오해 때문에 광호가 동성애자인 줄 알고 형님의 손짓 하나하나에 흠칫 놀라는 연기가 구성지다. 


4. <이웃사람>의 살인마
 


데뷔하자마자 찾아온 주연 기회. 게다가 사이코패스 살인마 역이어서 부담이 컸다. 살인마 연기 경험이 있는 하정우에게 조언을 구하니, ‘자신을 살인범으로 생각하지 말고, 농부가 농사를 짓듯이 당연하게 연기해라.’라는 현답을 주었다고. 재밌는 것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김성균에게 속절없이 얻어터졌던 마동석이 이번에는 동네 건달로서 연쇄 살인범 김성균에게 무차별 폭력을 선사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것. 


5. <남쪽으로 튀어>의 만덕 역
 


계속 거친 사내를 연기하는 김성균에게서 순수한 시골 청년의 얼굴을 찾아낸 것은 임순례 감독이었다. 국민거부를 선언한 영화감독 최해갑(김윤석)이 ‘들섬’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의 배도 내어주는 착한 후배 만덕역이다. 지하철도 제대로 못 타는 완전 시골 청년으로 나온다. 아나키스트 아버지 밑에서 본의 아니게 힘든 인생을 살아야 하는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자상한 남자.  



6.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국정원 엘리트 서수혁 역


 이번에는 냉철한 국정원 엘리트 서수혁 역할이다. 원작 만화에서 서수혁은 간첩 3인조와 함께 꽃미남 4인방으로 나온다. 꽃미남까지는 아니지만, 김성균은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벗고 샤프한 뿔테 안경에 정장 차림으로 출연한다. 서수혁은 원래 복잡한 개인사를 가진 복합적인 캐릭터지만, 영화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과감히 생략됐다. 장철수  감독의 말에 따르면, 서수혁 역을 특별한 설명을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배우가 김성균이라고 판단했다고. 


7. <화이> 의 범죄자 아버지
 

‘화이’를 키우는 5명의 범죄 스폐셜 리스트 중에 한 명인 동범역이다. 그는 이 조직에서 열쇠 기술자와 칼잡이를 맡고 있다. 범죄를 저지를 때는 망설임이 없고 언제나 얼굴 한가득 섬뜩한 미소를 띠고 있다. 정작 자신은 연기하는 동안 자신이 밝고 쾌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했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섬뜩해지는 동범의 웃음이다. 


8. <롤러코스터>의 ‘똥남’


<범죄와의 전쟁>, <577프로젝트>의 하정우와 다시 한 번 연을 이어간다. 하정우의 첫 연출작인 <롤러코스터>에 카메오로 출연한다. 기내에서 환자가 발생한 위급 상황. 승무원들은 급하게 의사를 찾는데, 이때 멀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당당하고 빠른 걸음으로 환자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대하고는 다르게 화장실이 급했을 뿐이었다. 대본에서 그의 짧고 굵은 역할 명은 ‘똥남’.

 

 


9.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형사 역
 


얼마 전 종영한 인기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에 깜짝 출연했었다. 어린 시절의 박수하(이종석)가 살인범인 민준국(정웅인)의 비밀을 스케치북에 표현 한 것을 발견하는 예리한 형사역이다. 잠깐이지만 극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안방극장에서도 김성균을 자주 볼 수 있기를!!

이미지=SBS


10.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14살이나 어린, 20살 대학 신입생을 연기해야 했지만, 더 나이 먹기 전에 청춘물에도 출연하고 싶었다고 한다. 과연 성나정과 결혼한 남자가 누구일까를 궁금해 하는 게 핵심적인 재미인 이 드라마에서, 삼천포는 이미 여수에서 온 서태지 마니아 ‘조윤진’과 커플이 되어 일찌감치 후보에서 탈락했으나, 아직도 재밋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 

이미지=tvn

이 외에도 곧 개봉할 <용의자>와 <군도>에서도 그를 만나볼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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