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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작탐험대

제임스 카메론의 흑역사 [피라나2]

by 꿀마요 2021. 12. 25.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순위 1, 2위에 <아바타>와 <타이타닉> 두 작품을 나란히 올려놓고 있는 명실상부 흥행 톱 감독 제임스 카메론. 그의 데뷔작은 유명 감독의 최악의 데뷔작으로 두고두고 회자하는<피라나 2>(1981) 이다.

출처 : 영화 [피라나 2]

이 작품은 B급 영화의 대부 로저 코먼이 제작하고 조 단테가 감독한 <식인어 피라나 Piranha>(1978)의 후속작으로, 최악의 혹평이 쏟아진 망작이었지만 제임스 카메론이 유명해진 이 덩달아 발굴되며 유명세를 타게 된다.

출처 : 영화 [식인어 피라나]

먼저 이 작품을 낳게 한 피라냐 1편 <식인어 피라나>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죠스>의 대박 흥행에 자극받은 제작자 로저 코먼이 식인어가 나오는 아류작을 재빨리 저렴하게 만든 것이 바로 <식인어 피라나>이고, 감독은 조 단테이다. 나중에 <그렘린>으로 유명해지는 바로 그분 되시겠다. 1978년 개봉한 <식인어 피라나>는 예상외의 히트를 치게 된다. 60만 달러 저예산으로 미국에서만 1천만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한다. 따라서 속편 제작은 당연한 순서였지만, 로저 코먼은 속편의 판권을 이탈리아인 제작자 오비디오 G. 아소니티스에게 팔아버린다. 이 분 또한 싸구려 B급 영화 전문 제작자로 악명높으신 분이다.

출처 : 아바타 촬영장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 / 다음 인물검색

당시 제임스 카메론은 로저 코먼의 ‘뉴 월드 픽쳐스’의 특수효과 부서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스타워즈>를 보고 영화계에 뛰어들 결심을 굳힌 제임스 카메론은 단편 <제노제네시스>만든 이후, 로저 코먼의 ‘뉴 월드 픽쳐스’에 들어가 B급 SF영화의 디자인과 특수효과를 맡아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이때 마침 촬영장에 방문한 이탈리아 제작자 아소니티스가 특수효과 촬영 장면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카메론을 눈여겨보고 <피라나 2>의 감독으로 그를 전격 발탁한 것이다. 드디어 감독 데뷔의 기회를 얻게 된 제임스 카메론. 그러나 실상은 제작자가 잔머리를 굴려 제임스 카메론을 명분상 감독으로 고용한 케이스였다. 이 작품의 미국 내 배급을 맡은 워너브라더스와 체결한 계약 조건이 미국 감독과 배우를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제작자는 그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이탈리아 스텝들로 제작진을 모두 꾸려놓고 다루기 쉬운 초짜 감독을 감독직으로 데려온 것이다. 쉽게 말해 바지 사장, 아니 바지 감독으로 고용되었던 카메론은 촬영이 끝나기도 전에 해고되었고 편집권도 없었다.

출처 : 영화 [피라나 2]


그러나 영화에 대한 집념으로 똘똘 뭉친 청년 제임스 카메론은 굴하지 않고 몰래 편집실에 잠입해 도둑 편집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작자가 카메론을 고소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시비 끝에 이탈리아에서 쫓겨나다시피 해 미국으로 돌아온 카메론은 워너브라더스 사에 <피라나 2>의 미국 개봉판 편집권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청했다. 워너브라더스는 그의 요청을 수락했다. 그렇게 카메론이 편집한 94분짜리 <피라나 2>의 미국판이 개봉했지만, 최악의 혹평이 돌아왔다.

출처 : 영화 [피라나 2]

<피라나 2>의 압권은 무엇보다 ‘날아다니는 피라냐’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해변의 휴양지를 배경으로 들뜬 분위기 속에 웬 물고기가 날아올라 사람들을 물어뜯는 장면이라니. 또한, 나체의 여인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제작자가 찍어서 억지로 넣은 장면이라서 맥락 없이 즐기는 괴작의 기운을 더 했다. 촬영 당시 제작비 문제로 전문 스턴트맨 없이 배우들이 위험한 장면을 직접 소화해야 했는데, 경찰로 나온 랜스 헨릭슨(Lance Henriksen)이 헬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다가 손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하기도 했다.

명감독이 된 제임스 카메론은 그의 데뷔작에 대해 자신의 필모그라피에서 지우고 싶은 작품이라는 태도를 보여왔으나, 한 인터뷰에서 “지금껏 만들어진 ‘날아다니는 피라나(Flying Piranha) 영화’ 중 최고 걸작”이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카메론은 아마도 곧 제작에 들어가는 아바타 2편으로 다시 한번 영화사를 새로 쓰겠지만, 그의 흑역사가 가득한 <피라나 2> 역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출처 : 영화 [피라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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