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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조금 특이한 선거 영화들

by 꿀마요 2022. 1. 5.

조금 특이한 선거 영화들


[킹 메이커], [왝 더 독], [스윙보트]. [불워스] 등 선거를 주제로 한 할리우드 영화들은 쉽게 떠올릴 수 있겠다. 6.13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좀 다른 감성의 작품들을 추천해 드린다.

비밀 투표

외딴 섬마을, 무료하게 해변을 지키던 병사에게 정부의 선거관리 부서에서 파견한 여성이 찾아온다. 병사는 여성을 도와 섬을 돌며 주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해야 한다. 그러나 각자의 가치관을 가진 섬주민들에게 투표는 커녕 선거의 의미조차 설명하기 힘들다. 오직 신에게만 투표하겠다는 막무가내 할아버지부터 모르는 남자(후보)의 사진을 보는 것은 율법에 어긋난다는 여인까지 다양하다. 이란 출신, 바박 파야미 감독의 작품으로 2001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던 영화다.


흑사회


홍콩 누아르 클래식 [흑사회]도 알고보면 선거영화다. 심지어 영어 제목이 ‘Election’이다. 폭력조직 삼합회의 회장은 원로들의 다수결에 의해 선출되는데, 록(임달화)과 따이디(양가휘)가 다음 회장직을 두고 경쟁한다. 따이디는 원로들을 하나 둘 돈으로 매수하지만, 가장 명망 있는 원로의 후원으로 록이 가장 많은 표를 얻게 된다. 하드보일드한 감성의 범죄영화지만, 잘못된 의회민주주의의 병폐를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읽는 분들도 많다.

선거운동원 / Atalaku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지난 2011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 과정을 한 선거운동원의 시선으로 다룬 다큐멘터리다. 콩고는 19560년대 이후, 50년간 제대로 된 선거없이 독재정권이 장기 집권하고 있었으며, [선거운동원]이 다룬 2011년 선거 이후에도 조세프 카빌라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임기가 끝났음에도 권좌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UN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콩고의 비민주적인 선거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한 회사가 부정선거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터치스크린 투표 기계를 콩고정부와 계약해 국제사회에 질타를 받기도 했다.

선거


정치인으로서 아무런 이력도 없는 남자 카즈히코 야마우치가 가와사키 현에서 우연히 자민당 후보가 된다. 그러나 야마우치의 인지도는 다른 세 명의 후보에 비할 데가 아니다. 야마우치는 ‘전봇대에도 인사하라’는 당의 지령에 따라, 지명도를 쌓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한편 자민당은 야마우치를 당선시키기 위해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유세에 참여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심각하고 무거운 내용일 수 있지만, 감독 소다 카즈히로가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그는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등 집권 여당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지식인으로 유명하다.


페루차치 Peruchazhi


인도의 선거 전문가 자간나탄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운동의 수석 고문으로 투입된다. 그는 뛰어난 참모들과 인도식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순식간에 선거의 판도를 뒤집는다, 주인공 자간나탄은 300편 넘는 작품을 기획하고 주연한 인도의 영화 거인 모한랄이 맡았다. 인도영화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가 익숙지 않은 분들도 있겠다. 그러나 미국 대중문화를 자기식대로 패러디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미국의 정치 세력을 비꼬는 장면에서 왠지 모를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누가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우리나라에서 선거와 관련된 작품을 뽑으라면, 얼른 [특별시민]이나 [비밀은 없다] 등의 최근작이 떠오르겠지만, 강우석이 감독하고 김성령과 안성기가 주연한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도 있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1990년대 초. 앵커우면 감지원(김성령)은 우연한 기회에 여당의 대권후보인 정용욱이 테러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다음날 전용욱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이에 의심을 품은 기자 최종수(안성기)는 사건을 파헤치지만, 진실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지원의 결정적인 증언에 의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 작품으로 김성령은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영화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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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김격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