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유효한 주윤발 효과
주윤발(周润发, 저우룬파)이 어느덧 63세가 됐다. 홍콩 누아르의 흥망성쇠 이후, [와호장룡] 이 외의 대표작을 얼른 떠올리기 힘든 ‘한물간 스타’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영화는 꾸준히 우리나라에서 개봉하고 있지만, 아주 소규모로 잠깐 개봉한 후, IP TV로 직행하기 바빴다.
그러나 주윤발은 2010년대에도 여전히 홍콩 주류영화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탄탄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곽부성과 함께했던 [코드네임: 콜드워](2016)은 역대 홍콩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었다. 2012년 히트작 [콜드워]의 속편인 이 영화에서 주윤발은 노련한 변호사 역할로 특별출연, 곽부성은 경찰청장으로 등장한다. 당시 이 영화는 주윤발, 곽부성, 양가휘 등 홍콩영화 전성기의 톱스타들을 앞세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이후 5년 만에 홍콩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에도 주윤발은 [도성풍운] 시리즈를 잇달아 흥행시키며,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윤발, 곽부성 그리고 무간도
최근에 곽부성(郭富城, 궈푸청)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영화 [무쌍](无双,Project Gutenberg)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무쌍]은 주윤발과 곽부성이라는 홍콩의 두 톱스타가 주인공이라는 점 외에도, 명품 누아르 [무간도]((无间道)) 3부작을 탄생시킨 장문강(庄文强, 좡원창)과 맥조휘(麦兆辉, 마이자오휘) 두 사람이 지휘봉을 잡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간도] 이후 [절청풍운](2009) 시리즈도 못지않은 평가를 받았던 두 콤비 감독은 이번 [무쌍]에서는 장문강이 연출을, 맥조휘가 예술총감독을 각각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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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쌍]은 신기에 가까운 그림 모사 실력을 자랑하는 화가를 고용해 위조지폐를 제조하는 조직 범죄를 둘러싼 액션 스릴러다. 예고편에는 디테일한 수작업과 첨단 테크놀로지를 조합해 미국 달러화를 정교하게 위조하는 과정이 몽타주로 담겼는데, 이것이 옛 홍콩 누아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주윤발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영웅본색]. 여기서 마크(주윤발)와 자호(적룡)가 몸담은 조직의 주된 수입원이 바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위조지폐 제조였다. 완성된 달러 위폐로 호기롭게 담뱃불을 붙이는 마크의 모습은 [영웅본색]을 대표하는 명장면 중 하나인데, 이번 [무쌍]의 예고편에서 주윤발이 이 장면을 재현, 자신의 출세작에 대한 오마주를 만들어냈다.
[무쌍]은 9월 30일부터 중화권 국가들에서 개봉한다. 아쉽게도 국내 개봉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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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기성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