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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과 웹툰 원작의 영화들

by 꿀마요 2021. 11. 23.

[개봉작 수다] 웹툰 원작의 영화들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들은 대한민국이 선도하는 새로운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웹툰 원작의 영화들을 모아봤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웹툰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의 장점을 꼽자면, 일단 성공을 거둔 작품의 경우 이미 팬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같이 꽃미남 3인방이 주인공인 웹툰의 경우, 2D 상태에서 이미 주인공 캐릭터에게 마음을 빼앗긴 팬들로 하여금 과연 이들을 3D로 구현해줄(!) 배우의 '싱크로율'이 얼마나 맞아떨어지느냐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심장 터지는 설렘을 가져다 줄 것이다. 다행히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캐스팅은 세 명의 남자 주인공이 원작과의 싱크로율에서 아주 흡족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평. 특히 조국 통일의 원대한 사명을 안고 남파되었으나 최고 엘리트 요원이라는 수식이 민망하게 달동네 바보로 위장한 채 지령이 올 때까지 온갖 멍청하고 더러운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줘야하는 주인공 원류환에 캐스팅 된 김수현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이다. 세상에, 동네 골목길에 똥을 싸는 김수현이라니! 그야말로 풍산개로 길러졌으나 똥개로 살아가야는 운명의 장난 속에 그가 보여줄 반전연기와 웹툰 특유의 이야기 방식에 주목하게 된다. 거기다가 손현주, 고창석 등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을 증명하는 주연급 조연배우들의 믿고 보는 연기도 기대되고. 다만 1년여의 기간 동안 66회에 걸쳐 연재되었던 웹툰을 한정 된 러닝 타임 속에 자연스럽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전제척인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과 함께,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듯. 웹툰을 원작으로 한 모든 영화의 고민일 테지만 2D 캐릭터의 생생한 재현보다 중요한 것이 영화적 스토리의 짜임새라는 측면에서 예매를 망설이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김수현이 상의를 탈의한 채로 물구나무 한 손 푸쉬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던데 아무리 뒤져봐도 예고편 클립에선 찾을 수가 없다. 이것 때문에 극장에 가야 하는 건지 심각하게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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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웹툰을 영화화하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이 애초에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원작의 느낌을 옮기기가 소설보다 용이하다는 건데, 사람들의 머리 속에 어떠한 인상을 남긴 장면들에 대하여 얼마만큼 똑같이 재현해냈느냐 혹은 어떻게 새롭게 해석했느냐 이 두 가지 관점에서 각기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들이 생겨날 것이다. 지금까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던 영화 중에서 등장 인물에 영혼을 불어넣은듯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는 극찬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끼>에서 정재영이 분했던 천용덕이장을 꼽을 것이다. 검버섯이 뒤덮힌 얼굴, 아니 얼굴 뿐 아니라 대머리까지 이어지는 그 시커멓고 칙칙한 거죽. 그리고 그 위로 차분하게 앉아서 세자면 셀 수도 있을 거 같이 힘없이 구부려져 나와있는 흰머리털. 신경질적으로 촘촘한 주름살이 얼굴을 온통 뒤덮고 있지만 그 눈빛만큼은 사람을 찔러 죽일수도 있을 듯이 번뜩이는데, 아 나는 천용덕이장이 그 수상한 마을의 수상한 지하 통로로 이어지는 비밀문을 열고 쑤욱 올라오는 장면에서 온갖 체면을 다 내던지고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아파트

 

어쨌거나 자신의 작품이 영화로 재탄생된 대표적인 웹툰작가를 꼽으라면 허영만 , 윤태호 등과 함께 강풀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강풀의 성적도 늘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영화화된 <아파트> <가위>,<>,<분신사바> 계속해서 공포영화만을 작업 해 왔고 흥행시켰던 안병기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었다. 원작과 달리 주인공을 남자에서 여자로 설정을 변경하면서 고소영이 캐스팅 되었을 때 큰 화제를 낳았지만 관객 동원 56만명으로 그쳐 그 결과는 그닥 화제가 되지 못했다. 사실상 원작의 인기와 감독의 이름만 보면 대박은 아니어도 중박은 가야했는데 안병기감독 최고 쪽박 영화라는 타이틀만 얻게 되었으니, 고소영의 연기 논란 덕에 이 영화에서 건진 건 신인 장희진의 발견 하나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고소영의 외모 자체는 섬뜻한 이미지에 제법 어울리는걸 보면 연기력 논란에 대해 편들어주긴 쉽지가 않은 것은 사실. 근데 생각해보면 아파트를 공포의 장소로 설정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을까?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유일한 희망이요 종교가 아닌가. 주민들로부터 집값 떨어진다고 장소 캐스팅을 거절당해 촬영 준비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는 걸 보면 말이 영 안되는 소리는 아니지 않나?

 

 

미생

그렇다면 최근들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웹툰은 무엇일까? 아마도 윤태호작가의 <미생>이라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둑에서 미생(未生)은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 혹은 그 돌을 이르는 단어다. 완전히 죽은 돌을 뜻하는 사석(死石)과는 달리 미생은 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돌을 의미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프로 바둑기사를 꿈꾸던 주인공이 입단에 실패한 뒤 비정규직으로 회사에 취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회사생활에 대한 디테일 한 묘사로 직장인들 사이에 폭발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주인공 장그래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되기 위해 일련의 프로젝트 심사를 통과하는 과정이 초반에 그려지는데, 보다가 기가 빨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리얼리티가 살아있어 병원에서 연애하는 의학드라마, 법정에서 연애하는 법정드라마, 주방에서 연애하는 요리드라마에 질려있던 사람들은 KBS손자병법 이후로 최고의 직장 드라마가 나타났다며 환호했다. 그래서 말인데 캐스팅이 좀 더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기 전부터 가상 캐스팅이 나도는 등 배우 캐스팅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장그래 역에 아이돌이 캐스팅되면서 여기저기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긴 했는데, 그럭저럭 연기의 호평으로 논란을 잠재운 듯 하다. 영화 <미생>에서 캐스팅 신의 한 수는 오차장 역의 조희봉이다. 둘을 비교한 사진 한 장으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미생>의 경우 특이하게도 모바일 단편 형식으로 영화화가 되어 다음 모바일앱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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