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과는 상관없이, 가족의 모습이란 참 다양하다. 가정의 달을 기념하여, 막장 가족 영화들을 모아봤다.
공효진이 막장 가족의 구성원으로 출현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탕웨이의 남자였던 김태용 감독의 2006년작<가족의 탄생>에서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철딱서니 없는 엄마의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인생이 고달픈 딸로 나온다. <가족의 탄생>은 겉으로는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알고보면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무살 많은 여자를 애인이라고 데려오는 남동생, 엄마가 둘인 여자친구, 엄마가 밖에서 낳아 온 유치원생 동생을 돌봐야하는 다 큰 딸 등 얼핏 봐도 막장 드라마에서나 쓰일 법한 소재들이 자비로움 없이 마구 얽혀 있다. 그런데 또 자극적이지는 않고. 이들의 사연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하기사 집구석에 사연 없는 인간 어딨겠어 싶게 일상적이다.
속이 터지지만 어디가서 말을 꺼내기엔 너무 창피하고,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징글맞은 이름 가족. 그들 각자의 사정을 보고 있자면 가족이라는 게 사실은 피가 아니라 서로를 견디고 겪다보니 차츰 이해하게 되는 최소한의 인간관계는 아닌가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