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과는 상관없이, 가족의 모습이란 참 다양하다. 가정의 달을 기념하여, 막장 가족 영화들을 모아봤다.
대놓고 이상한 가족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아담스 패밀리>다. 목이 잘린 인형을 끼고 공동묘지에서 잠을 자는 걸 좋아하는 딸과 전기의자에 환장하는 아들은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서로를 죽이지 못 해 안달인 남매다. 하지만 식칼을 들고 난리를 치는 애들을 보고도 말리기는 커녕 부추기고 있는 엄마의 취미는 해골수집이다. 더 갈 것도 없이 이 집 식구들이 즐겨먹는 요리가 눈알 요리에 뻑하면 사람을 산채로 묻는 생매장을 일삼는 것만 봐도 막장이기에 충분하다.
근데 남들이 보기에나 음산하고 기괴하지, 자기들끼리는 그렇게 가족애가 깊을 수가 없다. 아마도 재산이 많아서는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 아버지는 지하금고에 엄청난 보물을 숨겨두고 있고 대저택과 거대한 땅까지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재산을 노리고 가짜 삼촘 행세를 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스토리의 주축이 되는데, 손이 혼자 걸어다니고, 마법의 책에서 폭풍을 불러내어 악을 처단하는 100퍼센트 환타지 영화에서 무슨 가족의 교훈 싶겠지만 이 모든 캐릭터와 상황들이 놀라울 정도로 매력이 넘치기 때문에 영화적 흡입력이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