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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 한경록이 좋아하는 알 파치노

by 꿀마요 2023. 5. 5.



크라잉 넛 한경록

 

 

 

홍대씬에는 ‘3대 명절’이 있다. 크리스마스, 할로윈데이 그리고 크라잉 넛 한경록의 생일이다. 사람들은 이 날을 ‘경록절’이라고 부른다. ‘경록절’이 되면 홍대씬 안팎의 사람들이 영화<대부>의 결혼식 장면처럼 모여들어 큰 파티를 여는데, 이 때 선후배 뮤지션들이 앞 다투어 만드는 즉석 공연들은 국내 어떤 페스티벌보다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한경록은 말 그대로 홍대씬의 ‘대부’인 것이다. 이런 한경록이 사랑하는 배우 역시 알파치노. 자칭 홍대 알파치노라는 한경록의 요청에 따라, 투박하더라도 되도록 가감없이 그의 알파치노 이야기를 전한다. 

내가 알파치노를 좋아하는 이유는 피처럼 아름답기 때문이다. 단순히 '잘 생겼다.’ 내지는 ‘멋있다.'라고 표현하기에는 그의 눈은 너무 많은 것을 담고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에는 허무와 고독이 넘친다. 날카로운 붉은 얼음장미같이 위험하고 아름다운 그에게는  언제나 인생의 마지막 담배 연기같이 아우라가 감싸고 있다. 죽음도 두렵지 않는 남자. 무엇과도 섞이지 않는 붉은 피처럼 알파치노는 왠지 슬프고  아름답다. 그 누구도 범접 할 수 없는 카리스마. 어쩌면 '카리스마'라는 단어는 알파치노를 위해서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
자! 그러면 어떤 커피보다도 고혹한 알파치노의 세계에 빠져들어가 볼까요?
 
 
1. 대부(The Godfather)


역시 알파치노 최고의 영화는 <대부>가 아닐까 싶다. 다른 조직으로부터 총상을 입은 아버지(말론 브란도)와 그런 아버지의 뒤를 이어 패밀리를 지키기 위해서, 순진했던 대학생 알파치노가 냉혹하고 비정하게 변해가는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다.  새로운 대부 알파치노의 ‘거절 못 할 제안’과 패밀리를 지켜나가기 위한 비정한 세레나데는 안 보신 분들 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영화음악가 니노로타의 음악  또한 음울하고 아름답게 흘러 이 작품의 향기를 더 한다.
 
 
2. 스카페이스
 


<스마페이스>야말로 진정한 마초영화의 끝이라고 생각된다. 쿠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 한 토니 몬타나(알파치노)는 돈을 위해서 온갖 악당짓을 다한다. 하지만 이 '악당짓'이라는게 일반 갱영화와는 격이 다르다. 토니는 애송이 악당시절부터 달랐다. 동료가 고문당해 바로 옆에서 죽어 가는데도 두려워하거나 비굴한 표정을 짓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보스의 여자를 자신의 여자로 만든다. 어쩌면 기존 사회의 질서와 규범, 질식 할 듯 한 권위와 일상을 한 번쯤은 이 영화를 통해 일탈하고 싶은 기분도 든다. 언젠가 집에서 낮술 마시면서 스카페이스를 다시 보다가 욱해서 술상을 엎어버린 적이 있다. 이래서 애들은 보면 안 되는 영화다.
 


3. 히트

 
로버트 드니로와 알파치노. 이 두명의 대 배우가 한 화면에 나온 첫 영화라고 한다. <대부2> 에서 두 배우가 나오지만 시대적 배경이 달라서 한 화면에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은행털이 두목 닐 맥컬리(로버트 드니로)와 갱같은 형사 빈센트 한나(알파치노)의 숙명같은 만남과 승부. 역시 알파치노의 진면목은 악역을 맡을 때 제대로 나오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시가지 총격씬은 당시까지 나온 모든 총격씬 중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4. 인썸니아


  
‘불면증’ 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에서 알파치노가 열연한 베테랑 형사 도머는 살인사건을 해결 하기 위해 백야현상이 한참인 알래스카로 파견을 가게된다. 하지만 안개 자욱한 날 범인을 쫒다 실수로 그만, 자신의 약점을 알고있는 동료를 쏘아 죽이게 된다. 그때부터 백야 현상과 죄의식 때문에 도머는 불면증에 시달린다. 내 생각엔 알파치노는 이 영화를 촬영 할 당시 거의 잠을 안 잤을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알파치노는  진심으로 졸려 보였고, 보는 나 조차도 몽롱하게 만들 정도였다. 메쏘드 연기란게 이런걸까? 그리고 소름끼치는 로빈 윌리암스의 싸이코패스 연기도 압권이니 꼭 보시길. 
여기까지가 제가 좋아하는 알파치노의 영화였습니다. 알파치노의 영화를 보면 잊고 있었던 야성이 꿈틀꿈틀 살아납니다. 영화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스카 페이스'를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왠지 알 것도 같은 느낌입니다.

글쓴이 한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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