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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작탐험대

DC의 녹색재앙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by 꿀마요 2021. 12. 25.

출처 : 영화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2011)은 DC의 대표적인 망작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26%를 받았고, 국내 평론가 중 냉혹하기로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는 별 2개에 ’칙칙하게 발광한다’는 한 줄 평을 남긴 바 있다. 이 작품의 실패로 DCEU (DC Extended Universe) 출범 계획은 타격을 입고 휘청이게 되었다. 그럼에도 DC는 DCEU 스케줄에 다시 한번 ‘그린 랜턴’ 리부트를 올렸다. 일단 오는 11월 개봉을 앞둔 DC의 [저스티스 리그]에 그린 랜턴이 포함될 것인지가 DC 팬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 DC

‘그린 랜턴’은 외계의 ‘그린 랜턴 군단’의 일원을 지칭하며, 행성 오아(Oa)를 중심으로 3,600개 섹터로 구분된 행성들을 지키는 일종의 우주 경찰이다. 이들은 무한파워를 발휘하는 반지(파워링)의 도움으로 능력을 발휘하는데, 힘의 원천은 ‘의지력’이다. 의지를 상징하는 녹색 빛의 에너지가 전등 형태에 담겨있어 배터리처럼 반지에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의지’ 이외에도 다양한 관념을 에너지로 하는 군단들이 등장한다.

영화에서 다루는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지구로 불시착한 전설적인 그린 랜턴 ‘아빈 수르’는 파워링의 후계자를 찾는다. 반지가 선택한 인물은 바로 전투기 조종사 ‘할 조던’. 그는 역시 공군 조종사이던 아버지가 전투기 사고로 죽자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파워링의 선택을 받은 할 조던은 그린 랜턴 군단의 본거지인 오아 행성으로 날아가 훈련을 받고 섹터 2814의 지구를 담당하는 그린 랜턴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우주의 어둠을 상징하는 패럴랙스와 대결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출처 : 영화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할 조던 역을 맡은 배우는 라이언 레이놀즈. 드디어 히어로물의 원톱 주인공을 맡아 녹색의 쫄쫄이 옷을 입고 우주를 넘나들며 맹활약하나 싶었지만, 결과는 폭망이었다. 그는 제작 과정에서 감독과의 불화설도 나돌았는데, 최근 인터뷰에선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 촬영기간에 [데드풀]의 극본 작업에 참여했다는 양심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미 주연이 영화에 집중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코스튬은 녹색으로 하지 말아달라”는 대사가 [데드풀]에 있을 정도로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이 작품은 흑역사였다. 이 경험 때문인지 그는 데드풀 시리즈의 제작자로 참여하며 프랜차이즈의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라이언 레이놀즈가 이 작품에서 한 가지 건진 것이 있었으니, 여주인공이었던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연인 사이로 발전해 결혼까지 한 것이다. 이 커플은 2명의 자녀를 두고 아직 잘살고 있다.

출처 : 영화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왜 망했을까? 우선 스토리 전개가 엉성했다. 영화로 담기 위해 원작의 많은 부분을 생략해야 한다 쳐도, ‘했다 치고’ 식의 급작스러운 전개가 너무 많다. 영화의 초반부 무게감 있게 다루어졌던 아버지의 죽음에서 생긴 할의 트라우마는 어떤 설명도 없이 극복되어 있다. 녹색 빛을 사용하기 위한 훈련이나 그 힘을 키워가는 과정도 너무 쉽게 지나간다. 악당들의 활약도 미미하고, 최종 악당인 패럴랙스를 극복하는 과정도 수월해 보인다. 무엇보다 그린랜턴으로서 힘을 발휘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지’라는 덕목은 잘 못 해석하면 손발이 오그라들기 쉽다. 

출처 : 마틴 캠벨 감독 / 다음 인물검색


사실 이 작품의 감독인 마틴 캠벨은 [007 카지노 로얄], [007 골든 아이], [마스크 오브 조로] 등을 연출한 액션 명장이다. 그러나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의 충격 이후, TV 시리즈에 참여했을 뿐 한동안 영화 연출작이 없었다. 오랜만에 성룡 주연의 [더 포리너]를 연출했고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 부디 재기에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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