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문’은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다.
볼 수만 있다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지만 오히려 시력을 회복하고나서 그녀는 더 큰 혼란을 겪는다. 세상을 소리, 냄새, 감촉으로만 인지하던 그녀에게 흐릿한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오히려 낯설었다. 수술 후 재활을 돕는 의사 ‘로’는 적응기간일 뿐이라며 위로하지만, 불안정한 그녀의 눈에 뭔가 이상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문은 자신이 죽은 사람들을 본다는걸 알게 된다. 그녀는 차라리 눈이 보이지 않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어두운 방 안에서 눈을 가리고 세상과 단절한다.‘로’의 도움으로 간신히 용기를 얻은것도잠시.자신이 찍힌 사진을 보며 공포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자기얼굴이 아닌 낯선 여자의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그 얼굴의 주인공이 바로각막 기증자라고 직감한 ‘문’은 ‘로’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각막을 기증한 여자의 정체를 찾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설정들에 비해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아쉬운 면이 많다.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과정은 치밀하지 못하고 저주를 벗어나기 위해 원귀의 한을 풀어준다는 이야기 구조 또한 식상하다.
그럼에도홍콩, 싱가폴, 태국의 합작영화인 [디 아이]는 2002년 개봉 당시 아시아권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엘리베이터 귀신, 식당에서 고기를 핥아먹는 귀신 등 그 당시 떠돌던 온갖 도시괴담을빼곡하게 잘 담아놓았다.
한편으로 영화와 관련된 뒷이야기들이 화제가 되었다. 태국에서 대형화재로 300여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있었는데, 당시 이 사건을 예언한 ‘링’이라는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참사가 일어난 후 자살을 했고가족들에 의해 그녀의 각막이 기증되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감독은 소문인지 진실인지 모를 이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또한, 홍콩 개봉당시 밤거리를 걷다가 만난 이 영화의 포스터에 놀란 사람들의 민원이경찰에 폭주하는 소동도 있었다.
‘팽브라더스’로 불리는 옥사이드 팽, 대니 팽 감독은 [방콕 데인저러스](1999)로 주목받은 것을 시작으로 [디 아이](2002)로 태국에 공포영화 붐을 일으켰다. 옥사이드 팽 감독이 대낮에 귀신을 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메신져-죽은 자들의 경고](2007)를 연출하여 할리우드에 데뷔하였으며 [방콕 데인저러스]를 할리우드 버전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디 아이]는 팽브라더스가 아닌 데이빗 모로, 자비에 팔뤼 감독 듀오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톰 크루즈가 공동제작하고 제시카 알바가 출연했지만 원작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 했다.
쌍둥이인 팽 브라더스는 이후 각자 활동을 하고 있다. 공포, 청춘, 액션을오가며 최근까지도 둘 다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역시 [디 아이]나 [방콕 데인저러스] 정도의 수작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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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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