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과 2학년 민지원(김하늘). 기억상실증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에 대해들은 이야기는 그게 다였다.
과거는 기억나지 않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앞날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노력하는 것에 더 가치를두기로한다. 자신을 짝사랑하는 친한 선배 준호(류진)와 신경쇠약에 걸린 엄마(김해숙)를 남겨두고 유학을 떠나기로 했다.
어느 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고등학교 때의 친구 유정(전희주)이 나타나 또 다른 친구인 은서(전혜빈)의 죽음에대해 알려준다. 며칠 뒤엔 경찰이 찾아와 유정마저 죽었다고 통지하며 두 사람이 실내에서 ‘익사’했다고(그러나 자연사라고) 한다. 장례식에 찾아가니 이 저주의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원이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가 그녀의 미래에 큰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리고 악몽도 연일 심해진다. 지원은 4총사의 멤버였던 두 친구의 죽음, 그리고 자신의 기억상실과 관련된 여행의 기억을 더듬어간다. 마지막 멤버인 미경도 극도로 물을 두려워하며 정신병원에 갇혀있다. 기억의 퍼즐이 조금씩 맞춰져 가면서 지원은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죄를 마주하게 된다. 과거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리고 그 과거와 단절된 나는 온전히 나일 수 있는 것일까?
원귀가 자기에게 죄지은 자들을 찾아가 복수한다는 줄거리가 바탕이다. 그런데 해결의 열쇠를 쥔 주인공이 기억상실에 걸려, 사연을 알아가는 과정에 미스터리가 더해진다. 기억상실은 사건만이 아니라 캐릭터의 정체성에 관한 미스터리도 더해주는데, 나와 너, 산 자와 죽은 자,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더욱 다층적이고 근원적 인공 포를 끌어낸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일을 겪고 있기에 주인공에게 인간 관계는 평소보다 절실하면서도 어려워진다.
여기서 몇 개의 멜로라인이 더해진다. 귀신의 복수는 모두 물과 관계있다. 가장 일상적이면서 생명의 근원이기도 한 ‘물’이 영화 속공 포의 주된 모티브를 형성한다. 당대의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던지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여겨질 무렵에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령>은 이렇듯 고전적이고 관습적인 공포물의 토대 위에 여러가지 흥미로운 변주를 시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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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윤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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