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피트 짝퉁 아니거든요?
2012년 12월 FX의 인기 바이크 갱 드라마 <썬즈 오브 아나키>의 다섯 번째 시즌이 끝나고, 길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의 촬영이 시작되던 때 찰리 헌냄은 85킬로그램에 체지방도 상당했다. <썬즈 오브 아나키> 시즌5는 다른 시즌과 달리 잭스 텔러가 결혼까지 하며 가정에 안착한 상태라, 웃통을 벗을 장면도 별로 없고 안심하고 향연을 즐겼던 모양일까?
그러나 길예르모 델 토로는 셔츠를 벗을 장면도 거의 없고 주로 슈트를 입고 로봇 안에 들어가는 역할일 뿐더러, 어쩌면 <트랜스포머>가 그랬듯 영화가 뜨려면 주연배우보다도 로봇이나 괴물에 집중 홍보를 할 것으로 보이니 굳이 조각 같은 식스팩 몸은 필요 없다고 찰리 헌냄을 다독거렸다. 하지만 거의 저주에 가깝게 브래드 피트 짝퉁남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실제로 미드 <썬즈 오브 아나키> 시즌2에서 "저 브래드 피트같이 곱상하게 생긴 놈은 누구야?"라는 대사도 웃어 넘겨야 했던) 찰리 헌냄이 기어이 따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주연인데 그까짓 조각 식스팩 만들기 정도를 해내지 못하면 사내가 아니었다.
결국 7킬로그램에 가까운 체중을 감량하고 손대면 베일 것 같은 칼날같은 몸을 만들었다. <파이트 클럽> 당시의 호리호리한 브래드 피트 못지 않았다. 찰리 헌냄의 첫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주연작이자, 올여름 시리즈물이 아닌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등장하는 유일한 블록버스터인 <퍼시픽 림>은 개봉 이후 흥행과 인기몰이를 하며, 예상대로 거대 로봇 예거와 함께 괴수 카이주, 주연배우 찰리 헌냄 순으로 유명세를 만들어 냈다.
1980년 3월 10일 잉글랜드 뉴캐슬에서 태어난 찰리 헌냄이 얼굴을(혹은 몸을) 알린 계기는 1999년 영국 채널4에서 방영한 게이 드라마 <퀴어 애즈 포크>의 네이드 말로니 역을 통해서였다. 이후 2000년에 워너브라더스 채널에서 <도슨의 청춘일기> 스핀오프로 방영한 <영 아메리칸스>에 이언 소머홀더, 케이트 보스워스 등과 함께 출연했으나 드라마가 시청률 저조로 한 해 만에 캔슬되었고, 연이어 출연한 FOX의 시트콤 <언디클레어드>에서도 메인 캐릭터를 맡았지만 역시 1시즌 만에 드라마가 캔슬이 되었다.
주연으로 출연한 두 편의 드라마가 연이어 캔슬당한 이후 찰리 헌냄은 영화로 눈을 돌려 <니콜라스 니클비>, <콜드 마운틴>, <훌리건스>, <칠드런 오브 맨> 등에서 주연, 조연, 단역으로 골고루 출연했다. 딴에는 <콜드 마운틴>에서의 싸이코 살인마 캐릭터 정도라면 <델마와 루이스>에서 지나 데이비스 등쳐먹는 한량 브래드 피트나 다름 없는 인상적인 연기 아니였냐는 생각도 했지만, 출연작 모두가 스타 탄생, 커리어 개척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고, 그저 브래드 피트 짝퉁 배우라는 타이틀 말고는 얻어낸 것도 없었다.
그러나 찰리 헌냄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찾아들었으니, 바로 <썬즈 오브 아나키>의 잭스 텔러 역이 굴러온 것이다. FX의 인기 드라마 <쉴드>의 감독과 연출을 도맡았던 커트 셔터는 영국의 광적인 축구팬들의 생태를 탐조한 영화 <훌리건스>에서 찰리 헌냄을 눈여겨본 후 그를 주연배우로 캐스팅했다. 찰리 헌냄은 <썬즈 오브 아나키>의 메인 캐릭터이자 두뇌와 근육 모두를 짊어지고 있는 샘크로의 바이스 프레지던트 잭스 텔러 역할로 드라마 스타로 말 그대로 한 방에 훅 떴다!
1999년 <도슨의 청춘일기> 오디션 장에서 만난 배우 캐서린 타우니와 라스베가스에서 결혼했다가 2002년에 이혼했고, 2005년 '엘르걸 선정 가장 섹시한 남자 50'에서 9위를 차지했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숀 펜이며, <썬즈 오브 아나키>의 잭스 텔러와 비슷하게 사색과 함께 글이나 시나리오 등등 자꾸 뭔가를 끄적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차기작 <크림슨 픽>에도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함께 캐스팅이 되었고, <퍼시픽 림> 흥행 이후 워너가 <저스티스 리그> 프로젝트에서 내부적으로 찰리 헌냄을 플래쉬 역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루머도 돌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브래드 피트 짝퉁이 아니다. 다들 명심 또 명심.
글쓴이 이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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