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고전 미인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할리우드 누아르를 대표하는 퇴폐미 '로렌 바콜'이다.
로렌 바콜은 거친 사나이들의 세계인 누아르 영화 속에서 독립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을 뽐냈다. 그녀의 허스키한 중저음 목소리는 품격있는 퇴폐미를 가지고 있었고, 치켜뜬 눈은 더 룩 (The look)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루마니아, 폴란드 등의 복잡한 혈통을 가진 그녀는 배우가 되기 전 먼저 모델로 활동했다.
미니멀한 아웃핏의 옷들을 즐겨 입었으며, 복잡한 장신구는 혐오했다. 1941년 패션모델이 된 그녀는 보그지에서 활동하던 중 할리우드 최고의 거물 하워드 혹스의 눈에 들게 된다.
그렇게 첫 주연을 맡은 영화가 헤밍웨이 원작의 <소유와 무소유>(1944)다. 독일군과 손잡은 비시 정부와 레지스탕스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카리브해의 외딴 섬. 미국인 모건 선장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지 오직 돈만이 목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마리(로렌 바콜)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레지스탕스를 지원하고, 나치군의 눈을 피해 동료들과 마리를 자유세계로 탈출시키려 한다.
이 영화에서 그녀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툭툭 던지는 대사는 화면에 야릇한 긴장감을 만들었다. 대배우 험프리 보가트를 상대로 대화의 주도권을 단번에 뺏어오는 마력이 있었다. 당시 19살이던 로렌 바콜은 험프리 보가트와 25살의 나이 차를 넘어 결혼했으며, 험프리 보가트가 죽을 때까지 13년을 같이 살았다. 이런 바콜의 등장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워너 브러스에서는<바콜 투 암즈 Bacall To Arms>(1946) 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라이터 있나요?” 하는 대사나 “휘파람 불 줄 알아요?” 같은 그녀의 명대사들이 패러디되었다.
이후 로렌 바콜은 하드보일드한 누아르에 출연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시 한 번 험프리 보가트와 호흡을 맞춘 <명탐정 필립 (The Big Sleep)>(1946)이 대표적이다. 명탐정 필립 말로우는 퇴역장군 스턴우드의 초청으로 사건을 의뢰받는다. 그 과정에서 장군의 두 문제아 딸 비비안(로렌 바콜)과 카르멘을 만난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원작 소설 ‘The Big Sleep’은 미국식 하드보일드 문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데, 로렌 바콜의 중저음 목소리와 함께 원작의 음침한 분위기가 잘 전달되었다. 험프리 보가트와 함께한 3번째 영화 <다크 패시지>(1947)에서는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탈옥한 빈센트 패리(험프리 보가트)를 돕는 여인 아이린을 열연한다.
전설의 미녀 : 이것이 바로 퇴폐미 '로렌 바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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