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의 강화복 만든 ‘금손’은 누구?
김지운 감독의 [인랑]에서 인상적인 강호복은 누가 만들었을까? 이 강화복을 디자인한 업체는 할리우드의 시각효과 전문업체 ‘얼라이언스 스튜디오’(Alliance Studio)이고, 제작 책임자는 이 업체의 공동 설립자이자 크리쳐 디자이너인 에디 양(Eddie Yang)이다.
[인랑]의 상징, 강화복
강화복은 말 그대로 착용자의 공격 및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수트이며, 다양한 액션 연출을 위해 실용성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늑대 특기대의 위압감을 표현해야 한다.
영화의 원작인 애니메이션 [인랑]은 오시이 마모루가 구축한 ‘케로베로스 사가’의 네 번째 작품이다. 그리고 이 강화복은 케로베로스 사가의 상징과도 같다. 영화 [인랑]에는 이례적으로 의상감독이 세 명이나 투입되었다. 충무로 베테랑 의상팀장인 조상경 디자이너, [다키스트 아워]에서 특수 수트를 이용한 ‘처칠’ 분장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한국계 미국인 바네사 리, 그리고 강화복 디자인 및 제작을 책임진 에디 양이다.
에디 양의 초기 활동들
그의 첫 직장은 특수분장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릭 베이커의 ‘씨노베이션 스튜디오’(Cinovation Studio)였다. 1980년대 중반 입사한 이곳에서 그는 16년간 [맨 인 블랙] 1-2편, [너티 프로페서], [그린치], 팀 버튼의 [에드 우드]와 [플래닛 오브 에이프], 고어 버빈스키의 [링] 등 많은 영화에 크리쳐/캐릭터 디자이너 겸 조각가로 참여했다. 릭 베이커는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에 12번 지명되어 일곱 번 수상했는데, 수상작 중 에디 양이 참여한 작품이 다섯 편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릭 베이커는 장인정신이 깃든 수작업 아날로그 특수분장을 앞세운 할리우드 시각효과계의 대표주자였다. 그 밑에서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가던 에디 양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영역을 접하고자, 2002년 씨노베이션을 떠났다. 그리고 [스카이 캡틴], [판타스틱4], [에이트 빌로우] 등의 영화에서 ‘디지털 아티스트’로 시각효과를 담당했다.
2003년부터는 미국 시각효과계의 거목 고(故) 스탠 윈스턴의 회사에서 일했다. [쥬라기 공원]을 당시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이끈 세계 최대의 크리쳐 제작 회사다. 여기에 몸담고 있는 동안 그는 [아이언맨]의 디지털 수트 조각 / 디자인 팀, [아바타]의 키 아티스트,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 왕국의 비밀] 등 다수의 글로벌 흥행 대작들에 참여했다.
얼라이언스 스튜디오 설립
2007년에는 자신의 회사 ‘에디 양 스튜디오’를 차리고 여러 영화에서 크리처 설계/특수 의상 제작/프로덕션 미술 등을 담당했다. 2012년에는 또 다른 할리우드 특수분장계의 스타 아티스트인 스티브 왕과 함께 얼라이언스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스티브 왕은 [프레데터]의 프레데터를 비롯해 [헬보이]의 에이브 사피엔 같은 레전드 크리쳐의 특수 분장을 완성한 아티스트다.
얼라이언스 스튜디오는 외계 문명이나 미래 기술을 표현해야 하는 코스튬 디자인에 특화되어 있다. 코스튬은 CG 후반작업을 고려한 디지털 설계 과정을 거치는데, 영화의 세계관과 배우의 연기가 잘 묻어나도록 하는 고난도 작업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아날로그 수작업과 디지털 설계까지 시각효과 프로세스 전 영역을 고루 경험한 에디 양은 2010년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다크 나이트 라이즈], [맨 오브 스틸], [어벤져스], 리메이크 된 [로보캅] 등에 콘셉트 아티스트 또는 코스튬 디지털 디자이너 등으로 참여했다.
이렇게 [인랑]의 수트 디자이너 에디 양은 할리우드 최대의 주류 장르가 된 수퍼히어로 영화 및 SF 영화의 시각효과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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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기성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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