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배경의 스릴러물에는 특유의 낭패감이 있다. 깨져선 안 될 것 같은 여유와 순수가 파괴될 때 안타까운 심정이 되는 것이다. 때론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이, 때론 자연과 인간의 마찰이 사건의 근원이 된다. 목격자가 드문데서 오는 고립. 그래서 서스펜스와 미스터리가 극대화된다. 시골스릴러를 모아봤다.
1. 살인의 추억
이미지=영화<살인의 추억> ⓒSidus
영화 속 농촌은 80년대 군부 독재 사회의 축소판 같다. 자백만을 강요하느라 용의자의 진실을 알아듣지 못한 경찰은 너무나 무능했다. 비 내리는 논에서 튀어나온 범인은 과연 누구였을까?
2. 마더
또 봉테일의 영화. <살인의 추억>에는 가족적 요소가 빠져 있다. 반대로 <괴물>은 가족에 대한 예찬이다. <마더>는 특히 맹목적 모성애의 거대한 에너지를 동력으로 걸작에 다가갔다.
3. 이끼
이미지=영화<이끼> ⓒ시네마서비스
공동체의 추한 비밀을 파헤치는 주인공도 어두운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이끼>는 ‘농촌 느와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된 캐릭터들이 원작 이상으로 강렬하다.
4. 혈의 누
이미지=영화<혈의 누> ⓒ시네마서비스
촘촘하고 역동적인 이야기에 다양한 층위의 욕망이 쏟아져 나온다. 기술적 완성도도 뛰어나다. 김대승 감독의 이후 작품들은 어느 하나 <혈의 누>를 능가하지 못하고 있다.
5. 그놈이다
이미지=영화<그놈이다> ⓒCGV 아트하우스
동생을 잃은 오빠가 뚜렷한 증거 없이 한 남자를 의심하고 집요하게 스토킹 한다. 줄거리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오지만, 주원과 유해진의 연기 덕분에 몰입도가 높은 스릴러다.
6. 구타 유발자들
이미지=영화<구타 유발자들> ⓒ프라임엔터테인먼트
편견과 오해에서 폭력이 생기고, 그 정도가 점점 커져 결국 모두가 죽도록 당한다. 다들 너무 독하고 잔인해서 불편하기만 한 영화지만, 꼼꼼하고 지독한 연출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7. 시실리 2km
이미지=영화<시실리 2km>
산골 오지에 코미디, 호러 등 다양한 장르들을 넣고 비볐다. 산만하기는 해도 임창정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감칠맛 나서 재미있다.
8.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이미지=영화<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스폰지이엔티
김복남에 대한 학대도 끔찍하고, 김복남의 보복도 끔찍하다. 가장 끔찍한 것은 피해자를 외면하는 주변인들의 비겁함이고, 그들이 우리들과 가장 닮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9. 극락도 살인사건
이미지=영화<극락도 살인사건> ⓒMK픽처스
이것도 오컬트, 연쇄살인, 코미디가 뒤섞인 영화다. 가상의 섬이라는 독립된 공간을 만든 김에 상상력을 더 마음껏 발휘해도 좋았을 텐데, 반전에만 너무 집착한 느낌이라 아쉽다.
10. 실종
이미지=영화<실종> ⓒ시너지
배우 문성근은 선과 악의 양 극단을 쉽게 넘나드는 입체적인 배우다. 하지만 <실종>에서는 극악무도한 엽기 살인마의 모습뿐이었다. 킬링 타임용 B급 고어물로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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