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태양의 후예>의 PPL은 최악이었다. 공중파의 자존심을 한껏 살리는 고공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총 맞은 군인이 회복실에서 홍삼 스틱을 빨고 있다거나, 술을 마시다가 건강에 좋다며 갑자기 아몬드를 먹는가 하면, 과음한 다음 날 해장을 위해 샌드위치 전문점을 찾아 특정 스마트폰의 간편결제 기능으로 계산을 마치는 등등 무리수 PPL로 말이 많았다. 그래서 모아봤다. 미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인상적이었다 할 수 있는 PPL 의 바른 예 BEST 7
1. <섹스 앤 더 시티>의 애플 파워북 노트북
이미지=<섹스 앤 더 시티> ⓒHBO
1998년부터 6년간 방영됐던 <섹스 앤 더 시티>는 마놀로 블라닉, 지미 추, 베라 왕 등의 고급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애플의 랩탑을 처음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극 중에서 영어 단어 하나당 5달러가량의 원고료를 받던 캐리 브래드쇼의 작업 도구가 애플 컴퓨터의 검은색 파워북 G3였는데, 그 영향으로 전 세계 작가들에게 글을 써서 돈을 벌고자 한다면 당장 거금을 들여 노트북부터 갈아야 할 것 같은 열패감을 불어넣곤 했다.
2. <24시> 잭 바우어 차량 포드 SUV
이미지=<24시> ⓒFOX
2001년부터 아홉 시즌을 방영했던 FOX의 첩보 스릴러 <24시>에서 CTU 연방요원 잭 바우어가 타던 차량은 포드사의 SUV 차량인 익스페디션이나 익스플로러 차량이었다. 차량 PPL이 얼마나 정교했는지, 당시 많은 시청자가 원래 미국 연방요원들이 저 차를 타는 것이지 설마 광고였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당연하다. 같은 방송사의 인기작 <엑스 파일> 역시 포드에서 차량을 협찬했었다. 이렇게 포드는 단발적인 노출에 집착하지 않고, 십수 년 동안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계속했다.
3. <프렌즈>의 레이지 보이
이미지=<프렌즈> ⓒNBC
시트콤 <프렌즈>는 여섯 명의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시너지를 만드는 PPL이 많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파터리 반(Pottery Barn)과 레이지 보이(Lazy boy)였다. 진취적인 삶을 추구하는 모니카가 극혐하고, 한량 캐릭터인 챈들러와 조이가 애정했던 소파 브랜드 ‘레이지 보이’는 말 그대로 캐릭터와 한몸이 되어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 소파에서 TV와 포테이토 칩스를 먹으며 빈둥거리는 라이프 스타일)’의 존재감을 알렸다. 파터리 반은 차근차근 신분 상승을 했던 레이첼이 애정하는 가구로, <프렌즈>에서 소개된 이후 동급의 경쟁 업체들을 완전히 압도할 수 있었다.
4. <모던 패밀리>의 애플 PPL
이미지=<모던 패밀리> ⓒABC
<모던 패밀리>의 애플 사랑, 애플의 <모던 패밀리> 사랑은 각별하고 끈끈하다. 빅 스크린, 스몰 스크린을 통틀어 2010년 한 해 가장 효율적이었던 PPL로 평가받는 작품은 <모던 패밀리>의 시즌1의 ‘아이패드 에피소드’였다. 방영 이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한 애플과 함께 <모던 패밀리> 역시 7년여 동안 미국 국민 드라마 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에피소드 전체를 애플 PPL로 도배한 에피소드라도 극의 흐름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 고감도 연출을 자랑한다.
5. <워킹데드> 현대 투싼 ix
이미지=<워킹데드> ⓒAMC
오랜 시간 미국 드라마에서 현대차는 그저 조롱의 대상이었다. "조금도 신경 안 쓰고 가만 놔둬도 아무런 말썽 없는 혼다 자동차 같은 딸"이라는 <길모어 걸스>의 일본차 극찬 대사가 있었던 반면, "너 그렇게 살다가는 평생 현대차나 타고 다닌다."는 <프렌즈>의 대사는 미국내 현대 자동차의 위상을 상징하는 한마디였다. 하지만 그런 현대차의 위상이 <워킹데드>에서는 사뭇 달랐다. 늘 누군가에게 쫓겨야 하는 <워킹데드>의 주인공들에게 ‘현대 투산 ix’는 2012년 한 시즌 내내 가장 소중한 아이템이었다. 당시 북미에서 단독 출시되었고, <워킹데드>에 노출된 파스텔 그린 컬러 버전의 투싼 ix는 심지어 국내에서도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는 후문!
6. <가십걸> 글라소 비타민 워터
이미지=<가십걸> ⓒCW
<아메리칸 아이돌> 심사위원 테이블 위에 코카콜라를 놓아 재미를 봤던 코카콜라사는 2007년부터 방영된 CW 채널의 <가십걸>에 자사의 글라소 비타민 워터를 노출한다. 셀레브러티들이나 패셔니스타들이 즐겨 마시는 스타일 음료를 표방했던 비타민 워터는 뉴욕 상류층 아이들의 스타일 액세서리로 <가십걸>에 등장하며 단숨에 동시대 젊은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7. <매드맨>의 감성 PPL
이미지=<매드맨> ⓒAMC
동시대를 그리지 않는 드라마에서도 PPL이 가능할까? 1960년대 뉴욕의 광고업계를 그린 드라마 <매드맨>에 답이 있다. 하이네켄, 폭스바겐, 캐딜락, 재규어, 샤넬, 스팸, 질레트, 도브, 잭 다니엘, 허쉬 초콜릿,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등 <매드맨>은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광고의 탄생 과정을 재현했다. 그리고 반세기 이상 관통해온 글로벌 브랜드의 가치와 스토리를 감성적으로 보여주었다. 단일상품의 매출성과를 당장 입증해야하는 국내 광고시장에서 절대로 흉내낼 수 없는 우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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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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