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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타 비하인드

‘옥자’의 스티븐 연의 모든 것

by 꿀마요 2021. 12. 25.

 

출처 : 영화 [옥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는 한국과 뉴욕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다국적 프로젝트다.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등의 배우들과 한국을 대표하는 변희봉, 윤제문, 최우식 같은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졌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배우는 [워킹데드]의 글렌 역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다.

스티븐 연은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무렵 부모님과 함께 캐나다 서스캐처원 주 리자이나로 이민을 했다. 이후 미시간 주 트로이로 이주했다. 그는 현재 미국인 국적을 지니고 있는데, 부모님이 재미교포 1세대이고, 자신은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니 “중간 정도의 세대”라고 스스로 표현한다.

출처 : 드라마 [워킹데드]

그는 디트로이트 외곽의 ‘트로이’라는 동네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칼라마주 대학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하면서 교내 즉흥극 동아리를 통해 코미디와 연기에 빠져들었다. 이때 그와 친하게 지내며 함께했던 대학 친구가 트레버 노아의 후임으로 토크쇼 [더 데일리 쇼] 호스트를 맡게 된 ‘조던 클레퍼’다. 대학 졸업 무렵, 배우에 도전해보겠다는 결심을 굳힌 스티븐은 부모님과 상의 후에 시카고로 건너갔고, 북미의 유명한 코미디 전문 극단 겸 기획사인 ‘세컨드시티’에 들어갔다.

세컨드시티는 미국과 캐나다의 코미디 스타들을 대거 발굴한 회사다. 유명한 세컨드시티 출신 코미디 스타로는 존 벨루시, 댄 애크로이드, 존 캔디, 빌 머레이 등의 레전드 코미디언들과 티나 페이, 에이미 폴러, 제이슨 서데이키스, 스티븐 콜버트, 스티브 카렐, 아담 맥케이, 마이크 마이어스, 키건-마이클 키 등등 SNL을 비롯해 미국 코미디 방송과 영화에서 활약 중인 코미디언들이 있다.

출처 : 드라마 [워킹데드]

스티븐은 시카고 세컨드 시티에서 활약하다가, 2009년 10월 LA로 건너갔다. 몇 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하던 그는 NBC TV의 초특급 인기 시트콤 [빅뱅이론] 3시즌의 한 에피소드에 단역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2010년, 그의 운명을 바꾼 미드 [워킹데드]를 만난다.

좀비가 등장하는 호러 장르 드라마인 [워킹데드]는, 로버트 커크만과 토니 무어의 그래픽 노블인 [워킹 데드]가 원작이며,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등 스티븐 킹 원작 영화의 탁월한 연출가인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탄생시킨 작품이다. 스티븐 연은 1시즌 1편부터 이 드라마에 출연,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리더쉽을 발휘하기도 하는 ‘글렌 리’ 역할을 맡았다.

처음 등장할 때 글렌은 피자 배달부 소년 출신으로 생존자 캠프에서 허드렛 일이나 하는 미미한 존재였다. 그러나 시리즈의 주인공인 릭 그라임스(앤드류 링컨)의 목숨을 구해준 이후로 차츰 그룹의 핵심 멤버로 부상했다. 극중 매기 그린(로렌 코한)과의 러브 라인을 이루기도 하고, 릭 그라임스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모든 시즌에 출연한 캐릭터로 성장했다. 스티븐은 [워킹데드]의 글렌 역할로 2011년 새턴 어워즈 최우수 TV 남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2012년에는 새틀라이트 어워즈에서 최고 앙상블 연기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출처 : 영화 [프랑스영화 처럼]

[워킹데드]로 스타덤에 오른 스티븐은 영화와 다른 드라마에도 출연한다. 영화로는 이번에 개봉한 [옥자] 외에도 지난 2015년 마이클 피트 주연의 아름다운 SF [아이 오리진스]와 2016년 개봉한 신연식 감독의 옴니버스 멜로 드라마 [프랑스 영화처럼]에 출연했다. 올해는 B급 호러 전문 감독 조 린치의 신작 [메이헴]의 주인공을 맡았는데, 이 영화는 지난 3월 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영화제에서 공개되었고, 4월 열린 한 영화제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하는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아미 해머와 테사 톰슨이 주인공인 SF 코미디 영화 [쏘리 투 바더 유]의 촬영을 마친 상태다.

스티븐 연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아주 다정하면서도 재미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워킹데드]의 새 시즌이 시작될 때면 프로모션을 위해 여러 방송에 출연하게 되는데, 각종 토크쇼나 인터뷰에서 보여준 스티븐 연의 매력이 크게 어필되어 친근한 셀럽으로 자리잡았다.

출처 : 코난 오브라이언쇼

특히, 인기 토크쇼 진행자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스티븐 연의 특별한 매력과 뛰어난 개그 본능을 캐치하고, 자신의 방송에 자주 게스트로 출연시켰다. 코난은 절친이 된 스티븐을 따라 코리아타운의 한국식 대중목욕탕 체험을 하기도 했고, 이 방송 클립이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얻으며 스티븐 연의 매력 포인트도 더욱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코난이 한국을 방문해 JYP 박진영 뮤직비디오 출연을 포함,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때 스티븐이 동행했는데, 통역 겸 가이드는 핑계에 지나지 않았고, 이 특집의 메인 패널 역할을 확실히 소화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FtgwoG2_wI

[워킹데드] 시즌 7 초반에 안타깝게도 데릭은 죽음을 맞이했지만, 스티븐 연의 인기는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여전히 아시아계 배우 풀이 너무 작아서, 스티븐 연 같은 슈퍼스타에게도 일본인 역할, 중국인 역할을 가리지 않고 맡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스티븐 연은 이런 현실을 딛고 자신의 지평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 배우치고는 잘 한다”라는 편견 섞인 칭찬이, 그냥 단순히 “잘한다”로 변하도록,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배우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 영화 [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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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기성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