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의 반짝 흥행이 아닐까 싶었던 우려를 얼음조각처럼 깨뜨려버리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골든글로브에 이은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정조준 중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유용한 정보를 갈무리했다. 영화 보는 재미가 갑절로 상승! <겨울왕국> 시시콜콜한 깨알 정보 반드시 읽고 영화관으로 향할 것!
1. <겨울왕국>의 원작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
디즈니의 5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원작은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쓴 <눈의 여왕>이다. 그러나 원작에서 빌어온 설정은 얼음 궁전으로 가버린 카이를 찾으러 가는 겔다의 험난한 여정이라는 정도일 뿐, 캐릭터에서부터 시공간적 배경, 주제의식과 교훈까지 대부분을 판타지와 스펙터클이라는 사명감으로 완전히 바꿔놓았다.
다만 영화 곳곳에서 안데르센과 <눈의 여왕>에 대한 오마주가 등장하는데, 대표적으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손의 이름을 딴 캐릭터 한스 왕자가 주연급으로 등장하고, 원작에서 엘사와 안나에 해당하는 인물인 카이와 겔다 역시 <겨울왕국>에서 조연 캐릭터로 등장한다. 영화 초반부 엘사와 안나의 부모님이 폭풍을 만나 돌아가신 후 왕과 왕비의 초상화에 검은 베일을 치는 집사 부부가 바로 카이와 젤다이다. 마지막 장면인 얼음판 댄싱 장면에서도 흥겹게 춤을 추는 카이와 젤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 원래 악역이었지만 주제곡이 선한 캐릭터로 바꿔놓은 엘사!
애초 <겨울왕국>에서 눈의 여왕인 엘사는 악역이었지만, 엘사 캐릭터의 주요 테마곡인 '렛 잇 고 (Let it Go)'를 들은 제작진은 이렇게 호소력 짙고 아름다운 노래에 악역 캐릭터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원래 악역이었던 캐릭터 엘사를 남들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능력을 조절하지 못해, 얼음 속으로 차갑게 고립된 순수한 영혼으로 설정을 변경했다! (무려 노래가 아주 맘에 든 나머지 아예 주인공의 성정 자체를 바꿔버린 경우라고나!)
3. 빌보드를 점령한 <겨울왕국> OST와 메인 테마곡 '렛 잇 고'
<겨울왕국>은 테마곡이라 할 수 있는 노래 '렛 잇 고(Let it Go)'의 인기에 힘입어 2014년 1월 하순 기준 빌보드 앨범 차트 2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위력을 선보였다. <겨울왕국>의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는 직전까지 3주간 1위를 지키고 있던 비욘세의 신보를 제친 결과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고, 영화 OST 앨범으로는 2012년의 <레미제라블> 이후 처음,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는 <라이온 킹>과 <포카혼타스>의 이래 19년 만의 1위 기록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개봉시 자막 버전의 경우에도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렛 잇 고'는 씨스타의 효린이 부른 한국어 가사 버전이 삽입되었는데, 효린의 가창력은 데미 로바토가 부른 오리지널 엔딩 크레딧 버전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뛰어난 완성도로 디즈니 음악팀까지 반하게 했다고 한다. 영화관에서 마지막 노래까지 진중하게 감상하고 나올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게다가 짤막하지만 엔딩 크레딧 이후 히든 영상도 하나 있음!)
4. 목소리부터 알아보는 배우 크리스틴 벨이 맡은 안나!
<겨울왕국>에서 안나 역을 맡은 배우는 미드팬들이라면 얼굴보다도 목소리가 익숙할 것이다. 바로 미드 <가십걸>의 XOXO 나레이션으로 유명한 크리스틴 벨이다. 크리스틴 벨의 어린 시절 꿈 중의 하나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를 하는 것이었는데, 공동 연출자인 제니퍼 리 감독이 밝힌 바로는, 크리스틴 벨의 결정적인 캐스팅 이유 중의 하나가 본인이 9살 때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보고 따라 부르며 녹음했다며 제출한 테이프였다고 한다. 크리스틴 벨은 <겨울왕국>에서 성인 안나의 목소리 연기뿐만 아니라 '눈사람을 만들까?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평생 처음으로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등의 보컬에서 직접 노래까지 부르는 만능 재주꾼의 면모를 드러내며 소원을 성취했다!
크리스틴 벨 & 이디나 멘젤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http://youtu.be/dg3T7LqrKd0
5. 디즈니 전작 <라푼젤>과의 아기자기한 크로스오버!
<라이언 킹>, <포카혼타스>, <뮬란> 등의 작품으로 1990년대 후반까지도 애니메이션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놓지 않았던 디즈니가 어느 순간 픽사에 밀려 이대로 전설 속으로 사라지나 싶었던 우려를 보기 좋게 깨뜨린 작품이 바로 디즈니의 2011년 작 <라푼젤>이다. 그림 형제의 동화를 원작으로 했던 <라푼젤>에 이어 디즈니의 페어리테일 리부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겨울왕국>은 여러 지점에서 <라푼젤>과의 아기자기한 크로스오버 장면을 선보이며 자매애를 과시한다.
수년 동안 굳게 닫혔던 성문이 열리는 장면에서는 단발머리에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라푼젤과 보라색 조끼에 갈색 어깨띠를 두른 유진이 카메오로 출연하고, 명화로 가득 찬 방에서 안나가 멈춰서 바라보는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작품 '그네'는 영화 <라푼젤> 화면에 그대로 재현됐던 그림이다. 하나 더! 주연 배우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벨은 모두 2010년에 <라푼젤>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진 경력이 있다!
6. 디즈니 <겨울왕국>과 FOX 미드 <글리>
휴 잭맨, 앤 헤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헬레나 본햄 카터 등 영화 <레미제라블>이 필요로 했던 캐스팅은 보컬까지 되는 톱스타급이었겠지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안 그래도 컴퓨터 그래픽 비용도 상당한데 톱스타급 캐스팅은 무리이고 또 딱히 그럴 필요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처지에서 제작진이 어찌 미드 <글리>의 출연진과 같은 보컬 능력과 연기력이 검증된 뮤지컬 드라마 출신 배우들에게 눈을 돌리지 않았겠는가?
엘사 역의 이디나 멘젤은 미드 <글리>에서 주인공들이 속한 뉴 디렉션 합창단의 라이벌인 보컬 아드레날린의 전 코치이자 여주인공 레이첼의 엄마로 출연하며 노래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크리스토프 역의 배우 조나단 그로프 역시 <글리>에서 레이첼과 한때 찰떡궁합 보컬 실력을 선보였던 제시 제임스 역으로 얼굴을 알린 바 있으며, <겨울 왕국>의 메인 테마곡인 '렛 잇 고'의 오리지널 버전을 불렀던 데미 로바토 역시 <글리> 시즌5에서 뉴욕에 간 외로운 산타나의 절친으로 특별 출연이 진행 중이다!
7. 감독 데뷔작으로 만루 홈런을 친 제니퍼 리 감독
<타잔>, <서핑 업> 등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연출했던 크리스 벅 감독과는 달리, 공동 감독을 맡은 제니퍼 리는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극영화 역시 연출 경험이 없었던 완전 신예 감독이다. 하지만 디즈니는 제니퍼 리 감독의 시나리오 해석 능력을 높이 사서 공동 감독까지 맡겼고, 그는 보기 좋게 성공했다. <겨울왕국>의 제니퍼 리 감독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최초의 여성 감독이고, 1991년 <미녀와 야수>의 린다 울버튼 이래 23년 만에 처음으로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의 전체 시나리오를 혼자 완성해낸 여성 극작이기도 하다.
8.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컴퓨터 그래픽의 구현!
<겨울왕국> 컴퓨터 그래픽 제작팀에 의하면, 고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물질인 눈은 지금껏 그 어떤 디즈니 애니메이션보다도 도전적인 컴퓨터 그래픽 테크놀로지를 요구하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자칭 '마테호른'이라고 이름 붙인 <겨울왕국> 컴퓨터 그래픽팀은, 시행착오와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눈 장면을 완성했고, 특히 마법을 이용해서 순간적으로 얼음을 만들어내는 엘사의 능력을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수천 장의 2D 스케치를 그려서 약 8주간의 시행착오 끝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9. 루돌프의 시대는 갔다, 이제 스벤의 시대가 왔다!
<겨울왕국> 제작진이 크리스토프의 죽마고우이자 가장 든든한 동료로 나오는 순록 스벤을 창조하기 위해 우선 염두에 두었던 동물은 골든 리트리버종의 개였다. 하지만 골든 리트리버에 근거한 상상력으로 순록을 창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서 급기야 나중에는 진짜 살아 있는 순록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데려와서 행동을 참조했다고 한다. 제니퍼 리 감독은 <겨울왕국> 제작 기간 동안 가장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으로 순록과 함께 보냈던 며칠을 손꼽은 바 있다. 스벤은 개처럼 행동하는 주인공의 친구라는 점에서 디즈니의 전작인 <헤라클레스>의 페가수스와 <라푼젤>의 막시무스와 닮아있다.
10. 골든글로브를 석권하고 아카데미를 노리는 <겨울왕국>
2006년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 작품상 부문이 개설된 이후, <카>, <라따뚜이>, <월-E>, <업>, <토이스토리3> 등등 수상의 영광은 픽사의 독차지였다. <겨울왕국>은 2014년 1월 12일 개최된 제7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으며 드디어 디즈니에 무관의 서러움을 씻어준 작품이 되었다. 1월 16일 발표된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션에서 골든글로브와 같이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주제가상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역시 2001년 해당 부문 개설 이래 처음으로 디즈니에 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픽사가 경쟁에서 빠진 상태에서 <크루즈 패밀리>, <슈퍼배드2>,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바람이 분다>와의 경쟁 속에서 무난하게 수상할 것으로 기대 중!!)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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