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126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문명과 폭력의 상징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새뮤얼 콜트는 인간을 평등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총기 업체 콜트의 슬로건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총을 든 인간과 총을 들지 않은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과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물만큼이나 많은 차이가 있다. 때로, 총으로 보장된 동등한 폭력성은 거대한 재앙을 가져오곤 한다. 인류에 대한 원숭이들의 반란을 그린 영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에서 총으로 표현되는 폭력성이 흥미롭다. 이미 오리지널 [혹성탈출](1968)에서 ‘원숭이의 별’에 도착한 지구인들은 이들이 인간과 유사한 사회적 발전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는데, 이때 원숭이의 문명을 상징하는 소품이 바로 총이었다. 원작에서 원숭이들은 나무를 깎아 만든 총몸 안에 총열과 약실 등으로 구성된 현대적 설.. 2021. 12. 2.
대한민국 영화사 최고로 아름다운 공포 [기담] 여름이 왔다. 열대야를 보내는 데 등골 서늘해지는 공포영화만 한 것이 없다. 오늘은 공포보다 멜로라는 수식이 더 어울리는 아름다운 공포영화, [기담] 이다. 의사들이 연애하는 이야기 제외하면,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대부분은 공포물이다. 현대인에게 있어 병원만큼 죽음과 밀접한 공간은 없기 때문이다. 1942년 경성의 한 병원을 배경으로 한 [기담]은 몇 사람의 죽음을 둘러싼 세 가지 이야기를 그린 옴니버스 공포물인데, 대개의 공포영화보다 멜로드라마적인 정서가 강하다는 특징이 도드라진다. 소심하고 섬세한 의대생 정남(진구)은 이름 모를 여고생의 시체에 점점 빠져든다. 그녀의 불멸을 부러워하고,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 어느 날, 그녀를 위한 영혼결혼식이 은밀히 거행되는데, 정남은 자신이 그 영혼.. 2021. 12. 2.
불끄고 봐야 진짜 꿀잼인 공포영화 [디센트] 여름이 왔다. 열대야를 보내는 데 등골 서늘해지는 공포영화만 한 것이 없다. 오늘 소개해드릴 공포영화는 영국이 낳은 21세기 호러의 걸작 [디센트]다. 이 영화는 반드시 불을 끄고 보기를 권한다. 미지의 동굴 탐험 중에 고립된 6명의 여성 모험가 친구들. 그녀들이 그 동굴 속 미로에서 겪는 공포는, 완벽한 어둠으로 화면의 경계를 지워버린 촬영 콘셉트에 의해 극대화된다. 많은 영화가 더 많은 시각적 정보를 위해 가로로 긴 시네마 스코프나 압도적인 아이맥스 화면을 채택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대부분 장면에서 화면의 반 이상을 암흑으로 채운다. 랜턴, 조명탄, 야광봉, 캠코더 적외선모드 정도로 제한된 조명이 비추는 것은 바로 옆 동료와 발치의 좁은 통로뿐이다. 사방을 옥죄는 나머지의 어둠을 공유함으로써, 관객.. 2021. 12. 2.
신이 내린 우아함 ‘그레이스 켈리’ 필모그라피 완전정복 #1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개봉 이후, 다시 한 번 관심을 끌고 있는 그레이스 켈리의 대표작을 살펴본다. 뉴욕에서 연기학교를 마친 그레이스 켈리는 TV 단막극에 60여 회 출연하면서 입지를 넓혀갔다.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이나 레드북(Redbook)등의 잡지에서 모델로 활동하던 중, 할리우드에 진출한 첫 작품을 만난다. 영화 [14시간](1951)에서 그레이스 켈리의 역사적인 첫 등장을 볼 수 있다. 다음 작품은 서부영화의 명작 [하이 눈](1952)이었다. 케인(게리 쿠퍼)은 이제 보안관 직을 은퇴하고 약혼녀 에이미(그레이스 켈리)와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한다. 그러나 5년 전에 케인에게 체포되어 투옥되었던 프랭크 밀러(이안 맥도날드)가 마을로 쳐들어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케인은 최후의 .. 2021.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