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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교실82

부조리한 세상의 축소판 <큐브> 2편 하지만 수의 규칙도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안전해야 할 방에도 함정이 설치되어 있었다. 순발력으로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스트레스와 공포는 이들을 극한으로 몰아간다. 경찰이던 퀜틴은 처음엔 강한 체력과 삶에 대한 남다른 의지로 일행을 이끄는리더쉽을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비협조적인 워스나 부정적인 할로웨이와 갈등한다. 일행의 걸음을 더디게 만드는 데다 불안요소이기까지 한 자폐아 카잔도 귀찮아한다. 퀜틴은 점점 더 이들을 통제하려 하고, 일행의 반발이 그만큼 커지자 그는 서서히 이성을 잃는다. 워스가 이 큐브의 설계에 참여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퀜틴은 그에게 분노를 폭발시킨다. 극한의 스트레스가 폭력으로 표출되면서 그는 함정보다 위험한 존재가 된다. 의외로 카잔이 암산의 천재임이 드러나면서 결.. 2021. 7. 25.
부조리한 세상의 축소판 <큐브> 1편 한 남자가 눈을 뜬다.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그리 크지 않은 정육면체의 방. 방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사방의 벽과 천장과 바닥, 여섯 개 면의 정 중앙에 문이 하나씩 달려있다. 문을 열어보니 좁은 통로로 연결된 옆방이 있는데, 방의 구조는 똑같다. 일단 건너가 본다. 바닥에 내려 서자, 벽에서 뭔가가 튀어나와 빠르게 온몸을 훑고 사라진다. 남자는 꼼짝도 하지 못한다. 이내그의 몸에서 격자무늬로 피가 쏟아져 나온다. 조각조각 고깃덩어리가 되어 무너져 내리는 남자. 그를 그렇게 만든 날카로운 철망은 다시 벽으로 숨는다. 섬뜩한 오프닝이 끝나고, 진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각기 다른 방에서 정신을 차린 다섯 사람이 한 방에 모인다. 아무도 누가 왜 어떻게 이들을 여기 데려왔는지 모른다. 얼마나 많은.. 2021. 7. 25.
조용하고 묵직한 공포 <디 아더스> 3편 2편에서 계속 가 전하는 또 다른 메시지는, 반전(反戰)이다. 이 영화는 2차대전에 휩쓸린 한 가족의 비극을 다룬 이야기다. 영화의 배경이 된 채널 군도는 2차대전 당시 독일이 점령했던 유일한 영국 영토다. 영국보다는 프랑스 해변에 훨씬 가까이 위치한 곳이라 독일군에게 쉽게 빼앗길 곳이었고, 영국 본토 방어에 유리한 점도 딱히 없었다. 결국 1940년 6월 영국군은 채널 군도에서 자국 군대를 철수시켰고, 2주 뒤 무혈 입성한 독일군은 채널 군도 전체에 걸쳐 2만 명이 넘는 병력을 배치했다. 하지만 이곳은 영국군의 판단대로 전세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에도 굳이 탈환할 필요조차 없어 단지 보급 선로만 끊어 고립시키는 것으로 충분했다. 결국 채널 군도는 나치패망 직후인 1945.. 2021. 7. 25.
품격있는 반전의 공포영화 <디 아더스> 2편 1편에서 계속.... 이 인식의 정도는 상대가 가진 영감의 크기와 비례한다. 또 그들과 접촉하는 빈도와도 관계있다. 영매 일행의 영감은 말할 것도 없고, 엄마가 처음 들은 소리가 소년의 울음 소리다. 소년은 초반부터 딸과 말다툼을 할 정도로 서로를 생생하게느낀다. 영매 노파를 포함해 사람은 아무도 유령을 보지 못하는데, 유일하게 소년만 유령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순수하거나 영감이 강한 아이다. 딸이 엄마보다 먼저, 사람을 본 이유는 신념과 편견의 차이 때문이다. 성경의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때문에 엄마에겐 ‘다른 존재’에 대한 강한 편견이 생겼다. 반대로 딸은 처음부터 성경의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다. 계속된 기현상 때문에 신념이 흐트러진 엄마는 점점 더 사람을 잘 감지하게 된다. 벌써 수십년 간 사.. 2021.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