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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대호>보기 전에 꼭 봐야 할 '진짜 호랑이' 다큐멘터리 두편

by 꿀마요 2021. 12. 6.

 

이미지=영화&amp;lt;대호&amp;gt;&amp;nbsp;


또 하나의 명작으로 기록될 <대호> 개봉에 앞서, 진짜 시베리아 호랑이의 생태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오늘은 EBS의 명품 다큐멘터리 <조선곡 호랑이를 찾아서>와 <시베리아 호랑이 3대의 죽음>을 소개한다.

이미지=다큐멘터리&amp;nbsp;&amp;lt;야생의&amp;nbsp;조선곡&amp;nbsp;호랑이&amp;gt;&amp;nbsp;ⓒEBS


<야생의 조선곡 호랑이>는 지난 1997년 연해주 라조지역에 사는 시베리아 호랑이를 취재한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에, 야생의 시베리아 호랑이 촬영에 성공한 적은 거의 없었다. 영국 BBC가 2년간 잠복해서 카메라에 담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마저도 많은 분량은 아니었다. 세르게이 허헐리코프를 포함해서 이 지역에서 20년 넘게 시베리아 호랑이를 관찰한 연구진도 육안으로 야생의 호랑이를 본 게 몇 차례 안 된다고 말했다. <야생의 조선곡 호랑이>는 먹이를 먹고 반드시 물을 찾아 마시는 야생 호랑이의 습성을 최초로 촬영하거나, 철저하게 독립생활을 하는 야생 호랑이가 짝짓기 계절을 맞아, 암수가 서로 몸을 비비는 장면을 촬영하는 등 학술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남겼다.

이미지=다큐멘터리&amp;nbsp;&amp;lt;야생의&amp;nbsp;조선곡&amp;nbsp;호랑이&amp;gt;&amp;nbsp;ⓒEBS

학술적인 의미와는 상관없이, 진짜 백두산 호랑이의 위엄을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제작진이 시베리아 호랑이 수컷 성체를 카메라에 담는 일은 종교 행위에 가까운 수행이었다. 지상 15미터위에 카메라를 올리고 잠복 텐트 안에서 혹한에 떨며 몇십일씩 기다리기가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드디어 호랑이가 나타났다. 어둠 속에서도 당당하고 평온하게 걷는 진짜 백두산 호랑이 숫컷이었다. 잠시 멈춰 서있던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나무 위에 몰래 숨겨놓은 마이크를 찾아 침착하고 부쉈다.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동작 감응장치를 찾아내더니, 이번엔 바위틈에 심혈을 기울여 숨겨놓은 마이크를 뽑아냈다. 말 그대로 영물. 이 산 어디에도, 자신의 영향력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는 듯이, 호랑이는 제작진을 희롱했다. 길을 따라 숨겨 놓은 동작센서를 4개 찾아내 부순 적도 있고, 제작진의 존재를 알고도 설산의 짧은 햇볕을 평온하게 즐기기도 했다. <대호>의 대사처럼 정말이지 어느 산이건 산군님은 건드는 게 아니었다.


EBS 자연 다큐멘터리_야생의 조선곡 호랑이
https://www.youtube.com/watch?v=3wvcrDL4N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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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왕같이 군림하던 호랑이도 황폐해져 가는 자연환경 때문에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민간에 내려와 가축을 습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조선곡 호랑이를 찾아서>의 박수룡 PD를 포함한 EBS 다큐팀은 이렇게 멸종해가는 백두산 호랑이를 담기 위해 2001년부터 다시 촬영에 들어갔고, 그 결과물이 <시베리아 호랑이 3대의 죽음>이다. 이 작품은 한 암호랑이에서 태어난 3마리의 호랑이들이 다시 새끼를 낳고 기르는 과정을 담았다. <조선곡 호랑이를 찾아서>에서의 노하우가 충분히 발휘되고 그사이 진일보한 촬영장비 때문에 전작보다 좀 더 생생한 야생 호랑이를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 호랑이의 원류인 시베리아 호랑이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 연해주의 혹한에서 3년을 보낸 제작진의 집념에 박수를 보낸다. <대호>의 지리산 산군님 뵈러가기 전에, 꼭 봐둬야 할 작품들이다.

EBS 자연 다큐멘터리_시베리아 호랑이 3대의 죽음

https://www.youtube.com/watch?v=4vtoMn7qf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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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