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윈터 솔져는 왜 그렇게 총이 많을까?

[기획특집]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윈터 솔져는 왜 그렇게 총이 많을까?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는 뭔가 쏘는 걸 정말 좋아한다. 일단 맨손으로 등장하는 씬이 거의 없다. 윈터 솔져가 몸에 달고 있는 총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등 한가운데 맨 스콜피온 기관단총이다. 스콜피온 기관단총은 권총보다 조금 더 큰 크기로 사용하기가 쉽고 명중률이 높아 구소련시절 공산권 국가 특수부대원들이 좋아하던 무기이며 우리나라에는 북한 특수부대원이나 무장공비가 사용하는 총으로도 잘 알려졌다. 독특한 생김새와 이력 덕분에 영화에도 여러 번 등장하였는데 최근 영화로는 설국열차에서 해괴망측한 수업을 진행하던 임산부 여교사가 난사하는 총으로 나와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원래 아무나 사용하기 쉬운 기관단총이긴 하지만 설마 임산부가 사용하는 장면이 나올 줄이야.

크기가 작아서 휴대하기 좋은 기관단총은 많은데 그 많은 기관단총 중에서 하필 스콜피온을 선택한 것은 윈터 솔져가 구소련에서 훈련한 빌런이라는 설정을 받쳐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등에 걸친 스콜피온 말고도 하반신에도 총이 있다. 오른쪽 허벅지에는 P220 자동권총을, 왼쪽 허벅지에는 데린저와 Tec38이라는 소형 권총을 차고 있다. P220은 전투용 권총으로 쓸만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왼쪽 다리의 데린저 권총이나 Tec38같은 권총은 총알 몇 발 날리는 게 고작인 호신용 무기여서 전투의 프로가 구태여 저런 걸 왜 가지고 다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것저것 합치면 온몸에 총을 4자루 가까이 품고 다니는 걸어 다니는 무기고인데 이거다 싶은 화끈한 무장은 없어서 결국 터질 듯한 근육을 가진 캡틴의 팔뚝에 목이 졸려 다운되어 버리니, 그 많은 총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윈터 솔져의 상대가 바로 캡틴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많은 총을 갈아치우는 싸움의 방식도 이해가 간다. 캡틴의 모습과 전투능력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 캡틴은 강하고 민첩한 신체능력과 무엇이든 튕겨내는 방패를 가지고 있다. 윈터 솔져는 캡틴을 이기는 방법을 고민했을 것이다. 엄청난 동체 시력과 운동신경을 가진 캡틴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총을 쏘더라도 날아오는 총알을 모두 막아내던지 피해 버린다. 이러니 일반적인 총격전에서는 캡틴을 쓰러트릴 방법이 없다. 영화 초반에 캡틴을 때려잡고 싶어 했던 자들이 구태여 좁은 앨리베이터 안으로 유인하는 함정을 파고 육탄전을 벌였던 것도 좁은 공간 안에서 바짝 붙어서 여럿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면 혹시나 어떻게 한 대라도 때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윈터 솔져는 처음부터 캡틴에게 가까이 붙지 않는다. 그에게는 개조수술을 받은 강력한 왼팔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캡틴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윈터 솔져는 우선 유탄발사기를 사용한다. 유탄발사기는 캡틴을 상대하는 데 그나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무기이다. 직진 에너지로 상대의 몸을 꿰뚫는 총탄은 캡틴이 방패로 막거나 몸을 비틀어 피해버리면 아무런 피해를 못 주지만 유탄은 폭발 에너지와 파편으로 넓은 영역을 공격할 수 있어서 캡틴의 몸에 명중시키지 않고 근처에 맞기만 하더라도 소발에 쥐잡기 식으로라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윈터 솔져는 자신의 총에 부착된 유탄발사기뿐 아니라 부하에게 다른 유탄발사기를 건네받으며 집요하게 유탄발사기 공격을 퍼붓는다.

유탄발사기 공격에도 불구하고 캡틴과 거리가 가까워지자 강력한 왼팔을 이용한 근접전을 벌이게 되는데 이때는 등에 맨 스콜피온 기관단총과 허벅지의 권총을 사용한다. [이퀄리브리엄]의 건카타 정도는 아니더라도 작은 총은 근접전에서 활용도가 높다. 제아무리 민첩한 신체능력을 갖춘 캡틴이라도 치고받고 하는 와중에 조금만 틈을 보인다면 가지고 있던 권총으로 급소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자주 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여러 발을 장전할 수 있는 무거운 전투용 권총보다 잽싸게 뽑아서 급소를 노릴 수 있는 호신용 권총을 휴대하기로 했을 수도 있다.

윈터 솔져는 그렇게 소총, 유탄발사기, 기관단총, 전투용 권총, 호신용 권총, 전투용 단검 등을 모두 사용하며 적극적으로 싸운다. 상대방의 장점 속에서 약점을 찾아내는 전략적인 싸움이었다. 

 
글쓴이 이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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