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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문명과 폭력의 상징

밀덕을 위한 영화 속 무기

by 미드나잇 스포일러 2021. 12. 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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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새뮤얼 콜트는 인간을 평등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총기 업체 콜트의 슬로건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총을 든 인간과 총을 들지 않은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과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물만큼이나 많은 차이가 있다. 때로, 총으로 보장된 동등한 폭력성은 거대한 재앙을 가져오곤 한다. 

인류에 대한 원숭이들의 반란을 그린 영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에서 총으로 표현되는 폭력성이 흥미롭다. 이미 오리지널 [혹성탈출](1968)에서 ‘원숭이의 별’에 도착한 지구인들은 이들이 인간과 유사한 사회적 발전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는데, 이때 원숭이의 문명을 상징하는 소품이 바로 총이었다. 원작에서 원숭이들은 나무를 깎아 만든 총몸 안에 총열과 약실 등으로 구성된 현대적 설계의 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촬영 당시 원숭이들의 총(Ape Rifles) 소품은 실제 M1 카빈, 매드슨M50 기관단총 등에 부품을 덧씌워 만들었다. 총으로 무장한 원숭이들이 허둥대며 도망 다니는 벌거숭이 인간을 총과 그물로 사냥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은 색다른 공포였다. 
  


새로운 혹성탈출 시리즈에서도 총은 중요한 메타포다. 2011년에 새로운 혹성탈출 시리즈를 시작하며 제작사가 전략적으로 만든 바이럴 영상은 침팬지가 사람들에게 AK-47을 쏴대는 내용이었다.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에서는 원숭이 중 하나인 코바가 마치 장난꾸러기 남자아이처럼 다가가 긴장을 늦추게 한 뒤 총을 뺏어 군인들에게 쏴대는 장면이 있다. 코바는 이후 미군 무기고를 털어 M4 카빈과 M249 기관총 등 미군 무기로 무장한다. 코바가 양손에 M4와 M249를 한 자루씩 들고 난사하는 장면은 80년대 액션 영화의 액션신 같아서 좀 민망하긴 했지만, 총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폭력성이 온전히 원숭이들에게 전이되었음을 선포하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런 영화의 메타포와는 상관없이 밀리터리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원숭이의 신체구조나 지능으로 총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쓸데없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원숭이의 지적 능력이 발달했다고 해도 인간이 총을 쓰는 모습을 보고 방아쇠를 당기거나 탄창을 갈아 끼우는 행동 정도야 가능하겠지만, 사격 후의 총을 관리하거나 수리하는 것도 가능할지가 주된 논점이었다. 미군은 지적 능력이 높지 않은 병사들을 교육하기 위해 매뉴얼에 그림을 많이 집어넣는다. 마치 이케아 가구 조립설명서처럼 글자보다 그림을 더욱 중시하는 미군의 야전 매뉴얼은 테러와의 전쟁 당시 대량으로 입대한 외국인 시민권자들이 군대와 각종 무기에 익숙해지게 하는데 나름의 효과를 봤다. 그러니 원숭이들이 미국 경찰이나 주방위군의 무기고를 점령한 후 조금만 노력한다면 미군 병사 정도의 개인전투력을 가지는 것도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영어도 원어민 수준으로 잘하는데 그깟 총 좀 쏘는 게 뭐 대수인가 싶어지기도 한다.
 
어쨌든 이렇게 원숭이들이 총으로 무장하게 되었다. 원숭이에게는 전기도 난방도 필요 없으며 체력과 운동능력은 더 뛰어나다. 여기에 총까지 들게 되었으니 인간에게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상황임이 분명하다. 2016년에 개봉예정인 3번째 혹성탈출에서는 과연 어떤 지옥도가 펼쳐질지 궁금해 진다.

글쓴이 이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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