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의 가제가 ‘꽃들의 전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승냥(하지원)이 원나라의 후궁이 되어 본격적인 황실 생활을 시작되자 본격적인 꽃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황제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원나라의 황후 타나실리(백진희)는 기본적으로 모든 후궁을 싫어하지만 그중 황제 타환(지창욱)의 성은을 입은 기승냥에 대한 미움은 살기를 띌 정도다. 쟁쟁한 귀족 출신 일색인 다른 후궁들 역시 한낱 공녀 출신인 기승냥이 후궁이 된 것도 모자라 왕의 사랑을 독차지하자 질투심에 승냥을 따돌린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승냥이기에 모진 채찍질까지 견뎌내며 버틸 수 있지 싶다.
타나실리가 후궁들을 괴롭히는 방법은 이제껏 사극에서 보여줬던 암투극과 비교도 안 될 정도다. 귀여운 외모가 무색하리만치 소름 끼치는 타나실리의 후궁 군기 잡기 방법을 살펴보면 몇 차례 문제가 되었던 이 드라마의 연출적인 상상력이 좀 과한 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실재와 허구가 섞여있는 이 드라마에서도 타나실리의 악행은 어느 정도 역사적인 근거가 있다고 한다. 서슬 퍼런 황실 여인들의 세계는 권력을 잡으려고 싸우는 전장의 장수들 못지않은 것이다.
헤어 장식 및 메이크업 금지
후궁을 한 명도 더 들이고 싶지 않았던 타나실리는 아버지 연철이 행성 영주들의 딸을 볼모로잡아두기 위해 후궁을 많이 들이라고 하자 불만이 폭발한다. 매일같이 조회를 열어 후궁들을 세워놓고 군기를 잡는다. 화려한 장신구로 꾸미지 못하게 한 것은 물론이고 눈썹을 그리지 말라고 한 걸 보면 어쩐지 유치한 구석도 보이지만 말이다.
피부트러블을 일으키는 약물 세안
거기서 그치지 않고 후궁들에게 바르면 피부에 트러블이 나는 약물로 세안을 하게 한다. 백옥 같은 타나실리의 피부를 보면, 그녀가 미모의 기본은 깨끗하고 맑은 피부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굴에 난 트러블을 어찌할 줄 모르는 후궁들을 보며 묘하게 웃음 짓는 타나실리를 보면 정말 저런 여자는 절대로 만나거나 적으로 두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언제나 그녀보다 한 수 앞선 승냥이는 이 물을 나인들에게 뿌려 위기를 모면했다.
불임약 강제 복용
그래도 여기까지는 질투 많은 여인의 권력행사로 봐줄 수도 있으련만, 그녀는 이제 같은 여자로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악행도 서슴지 않는다. 황제의 마음속엔 오로지 기승냥 하나만이 있건 말건, 후궁들이 혹시라도 황제의 성은을 입어 회임을 하게 될까 봐 매일같이 임신이 되지 않는 탕약을 달여 자신이 보는 앞에서 먹게 한다. 황실이라는 곳이 오손도손 가정을 꾸려 사는 백성들의 평범한 삶과는 전혀 다른 곳이기에, 누가 누구와 혼례를 맺고 자식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나라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이권이 넘어가는지라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생식 기능을 멈추도록 하는 악인 이라니, 이 여자 정말 소름 끼치게 악랄하기 짝이 없다.
기승냥은 아버지를 처참한 죽음에 이르게 한 자신의 개인적 원한과 자신이 평생 사모해온 왕유의 수모를 갚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나라 황후의 자리에 올라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황후인 타나실리와의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아직은 넘치는 기지와 지혜로 살벌한 황실에서 살아남았지만, 절대 만만치 않은 타나실리를 꺾고 어떻게 황후의 자리에 오르는지가 앞으로 펼쳐질 <기황후>의 가장 박진감 넘치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미지 = mbc
글쓴이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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