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 스타]
볼수록 매력! <응답하라 1994>의 정우
<응답하라 1994>가 시작되자마자, 많은 사람이 벌써 정우 앓이를 하고 있다. 본명은 김정국. 198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전을 거쳐 단역부터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 가다가4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자전적인 영화 <바람>으로 신인상까지 받았던 그를, 우리는 왜 여태껏 잘 모르고 있었나. 우리가 그냥 지나친 순간들을 되짚어 본다.
1. <품행제로>의 불량 고등학생
천하를 호령하던 학교짱 중필(류승범)을 등지고 폭풍의 전학생 상만에게 붙은 단군파. 그중의 하나가 정우다. 사진은 영화의 종반부, 중필과 상만의 마지막 결투에서 상만을 응원하는 정우. 상만이 싸움에서 밀리자 잭나이프를 꺼내 들지만, 막상 중필을 찌르지는 못하고 다른 단군파에게 칼을 넘기며 안절부절 못하는 소심한 불량배.
2. <그때 그 사람들>의 경호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서 대통령의 경호원 중의 한 명으로 나왔다. 대통령과 고위 인사들이 모인 비밀 만찬장에 가수(김윤아)가 도착하자 문을 열어주고 트렁크에서 가수의 짐을 챙겨주는 친절한 경호원역이었다. 대사는 “어서 오십시오. 요즘 너무 잘 나가는 거 아닙니까? TV에 자주 나오시던데.”
3. <짝패>의 의리남아 왕재의 고등학교 시절
최고의 주먹을 가졌지만, 시골에서 조용히 사는 사나이 왕재(안길강)의 고등학교 시절을 연기한다. 다른 학교 전교생을 상대로 기세 좋게 싸움을 걸었다가 결국 생매장 아닌 생매장을 당하는 걸로 마무리되는 역할이다. 걱정근심 없던 주인공들의 신 나는 고교 시절은 전체 영화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진 않지만, 기존에 출연한 영화들에 비해서는 대사량이 많이 늘었다. 경상도 출신인데도 충청도 사투리가 어색하지 않다.
4. <다찌마와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일본인
영화의 마지막, 모든 의혹을 밝혀내고 나타난 다찌마와 리(임원희)와 금연자 (공효진)에게 신 나게 두들겨 맞다가 공중폭발 된다. 여기서는 충청도도 경상도도 아닌 엉터리 일본어 연기가 일품이다.
5. <스페어>로 첫 주연에 도전
<스페어>는 정우가 이렇다 할 필모그라피가 없던 시절, 역시나 정식으로 연출을 전공해 본 적이 없는 이성한 감독과 의기투합해서 만든 액션영화다. 장기밀매를 주제로 한 이 영화에서 정우는 친구를 팔아먹는 냉혈한을 연기했다.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부산영화제에 초청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액션연기가 훨씬 몸에 붙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6. 드라마에서 서서히 얼굴을 알려가다. <녹색마차>, <신데렐라맨>, <민들레 가족>
MBC <신데렐라맨>에서는 조직의 해결사였다가 점점 귀여워지는 캐릭터 ‘마이산’역을 맡았다. 확실한 감초 역할로 다양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많은 분이 정우를 기억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SBS <녹색마차>에서는 조직의 명령으로 친구 정하(정성환)를 처치해야 하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그를 지키는 역할을 했다. MBC <민들레 가족>에서는 백수 사위 김노식 역을 맡았다. 대학 축젯날 미원(마야)을 대책 없이 임신시키고 다짜고짜 살림을 차린 무책임한 남자로 나온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자 정우가 완성되어갔다.
7. 자전적인 영화 <바람>으로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영화 <바람>은 <스페어>의 이성한 감독과 한 번 더 호흡을 맞춘 영화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했던 정우의 자전적인 영화로서, 독립영화로는 상당한 10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그라믄 안돼~’ 라는 유행어는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펴져 나갔었다. 또한, 극장상영이 끝나고 인터넷과 IP TV에서 상영되고 있는 와중에도, 팬들의 요청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재개봉하는 기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정우는 <바람>으로 제 4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 남자 배우상을 받는다. 이후 많은 러브콜을 받지만, 상을 받았을 때 이미 군 복무 중이었다고. 해서 우리는 정우를 2년 더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8. KBS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매력폭발
감옥에 갔다 온 과거를 숨기고 착실하게 제과점 일을 하는 동네 청년으로 나온다. 신혜(손태영)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감히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다. 자꾸 “권상우와 친한데 형수인 손태영과 연인 연기를 하니까 어떠냐?”라는 이상한 인터뷰를 많이 받아야 했지만, 그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9. 김기덕 사단의 <붉은 가족>으로 도쿄 국제 영화제 공식 부분 초청
정우는 최근 김기덕 프로덕션의 새 영화 <붉은 가족>에 출연했다. 남에 내려온 북한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아직 국내 개봉일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도쿄영화제 공식경쟁 부분에 초청되어 김기덕 감독과 함께 일본에 갔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좋은 결과 있기를!
10.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
늦은 등굣길. 허리를 다쳐 누워있는 여동생이 과자를 사다 달라고 조르자 쌍욕을 하지만, 결국 과자를 사다가 휙 던져주고 후다닥 다시 나가는 매력남. 덤벙대는 성격과는 반대로 의대에 다니면서 한 번도 수석을 놓친 적 없는 천재역이다. 하지만 극 중 별명은 ‘쓰레기’. 친남매가 아니면서도 한 가족처럼 사는 여동생(고아라)과의 티격태격 로맨스가 벌써 화제다. 시리즈가 끝난 후에는 엄청난 스타가 되어있을 듯!
이 외에 <인류멸망 보고서>, <사생결단>, <숙명>, <그놈은 멋있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불어라 봄바람>등의 영화와 드라마 <못된 사랑>, <사랑한다면 이들처럼>등의 드라마에서 그를 만나 볼 수 있다.
글쓴이 안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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