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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 테크놀로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일렉트로 자체발광의 비밀

by 꿀마요 2021. 11. 28.

[무비 & 테크놀로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일렉트로 자체발광의 비밀



특수효과를 총괄한 소니 픽처스 이미지웍스(Sony Pictures Imageworks)의 제롬 첸(Jerome Chen) 감독이 말한 바로는 후반 작업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장면은 타임스퀘어에서의 전투씬이었다고 한다. 뉴욕시로부터 하루 밖에 촬영허가가 나지 않아, 대부분 작업을 CG로 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퀘어를 3D 모델링으로 구현한 장면

 

텍스처 효과, 조명 효과, 합성 등의 과정을 통해 최종 완성한 타임스퀘어 CG

 


타임스퀘어 등 뉴욕의 주요공간을 재창조하는 작업과 더불어 특수효과팀이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은 바로 스파이더맨과 대결하는 새로운 악당 일렉트로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사실 원작 만화에서 일렉트로의 이미지는 영화에 등장하는 모습과 많이 다르다. 스파이더맨과 마찬가지로 원색의 쫄쫄이 의상에 가면에는 큼지막한 번개 마크가 있다. (패션과 능력만 보자면 EBS ‘모여라 딩동댕’의 인기캐릭터 ‘번개맨’에 더 가깝다.) 

새롭게 창조된 일렉트로는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생물발광이란 생물이 산화 등의 화학적 작용을 거쳐 스스로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반딧불을 비롯하여 심해에 사는 바다 해파리, 불오징어 등이 발광생물에 해당한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일렉트로도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몸 안의 혈관과 신경들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피부를 자랑한다. 

이러한 독특한 비주얼을 표현하기 위해 우선 배우의 얼굴에 푸른 형광계열의 특수분장을 한다. 특수분장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얼굴 전체에 혈관처럼 보이는 특수표시를 하는 과정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얼굴의 굴곡과 움직임을 분석하여 와이어프레임을 그린다. 격자 모양으로 나타난 데이터에 맞춰 내부 발광 효과와 혈관, 신경 등을 배우의 얼굴에 정확히 덧입힌다. 아래 촬영원본과 후반 작업 단계를 비교해보면 그 과정을 유추해볼 수 있다.

특수분장을 한 촬영원본
특수분장의 와이어프레임(wireframe)을 바탕으로 얼굴의 굴곡과 움직임을 분석



  격자 모양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내부 발광 표현
  내부 발광에 따라 피부 밖으로 비치는 혈관 표현

 

일렉트로 최종 완성 장면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후반 작업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촬영 장면에서도 다양한 ‘자체발광' 장치들이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불의의 사고로 일렉트로로 변신한 맥스 딜런(제이미 폭스)은 후드점퍼를 입고 등장한다. 후드점퍼의 모자가 만드는 어두운 그림자는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일렉트로를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도 작용하지만, 실제 촬영 장면에서는 배우의 얼굴이 지나치게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렉트로가 입고 있는 후드점퍼에 무선으로 조절이 가능한 LED 조명을 설치하여 배우의 얼굴을 직접 밝혀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촬영 장비에도 추가로 조명장치를 설치했다. 

일렉트로의 후드점퍼 안쪽에 달린 무선조종 LED 조명

 

촬영 장비 양옆으로 설치된 일렉트로 전용 조명

슈퍼히어로물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악당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 주인공을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초능력을 가짐과 동시에 유치해 보이지 않는 비주얼을 완성하는 것이 많은 제작자의 큰 고민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거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숙제일 수밖에 없다.


글쓴이 유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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