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가입하신 다음 마블 정주행 하시는 분들을 우이한 '앤트맨' 꿀정보 모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만 정주행 해도 본전은 뽑는다는 디즈니 플러스. 그 중에서도 여러가지 작품과 얽혀 있으며, '인피니티 사가'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영역' 콘셉트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 코스인 '앤트맨'에 대해 알아봅시다.
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2008년 <아이언맨>부터 시작된 마블 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 영화들과 드라마를 통틀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작품이라고 한다. 북유럽 천둥의 신과 2차 대전에서 활약한 슈퍼 솔져, 방사능 노출로 만들어진 녹색 괴물, 첨단 과학의 총아인 철갑 인간은 각각 독립적인 영화의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21세기 지구에 모여 외계 침략자들과 싸우기도 한다. 이는 이 히어로들이 거대한 하나의 우주에 존재하며 서로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원칙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76년 전통의 마블 코믹스에는 MCU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들 외에도 많은 인기 캐릭터들이 있다. 스파이더맨, 엑스맨, 판타스틱4등은 마블 스튜디오가 직접 영화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20세기 폭스, 소니 픽처스 등 다른 스튜디오에 영화화 판권을 양도한 캐릭터들이다. 최근 2~3년 사이 마블과 소니 픽처스는 스파이더맨이 <캡틴 아메리카3: 시빌 워>에서부터 MCU에 등장하는 것을 합의했고, 폭스와는 엑스맨 세계의 캐릭터인 퀵 실버와 스칼렛 위치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서비스 시작했으니 모두 신나게 하나씩 찾아보시면 좋을 듯.
2. MCU 페이즈 2의 마지막
MCU의 영화들은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의 큰 흐름이 있는데, 그 방향이 바뀔 때마다 페이즈(phase: 국면)를 구분한다. 2008년 <아이언맨>에서 시작된 페이즈 1은 어벤져스 멤버들을 한명씩 소개하고, 그들이 실드를 중심으로 한 데 뭉쳐 로키와 치타우리 종족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이야기로 <어벤져스>(2012)로 일단락되었다. <아이언맨3>부터 시작된 페이즈 2는 하이드라의 계속된 음모와 실드의 위기를 그리면서, 한편으로는 인피니티 스톤의 계속된 등장으로 더욱 커다란 위협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한다.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지구와 신화와 은하계를 막론한 새 히어로들이 등장하여 어벤져스의 새로운 주축이 된다. 원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으로 페이즈 2의 스토리를 끝낼 예정이었지만, 예견된 강력하고 새로운 적에 맞설 새 히어로들을 좀 더 소개하는 의미에서 <앤트맨>까지 페이즈2로 포함했다. 2016년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부터 페이즈 3의 이야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글을 쓸 지점만 해도 디즈니 플러스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나중에 '엔드게임'에서 엄청난 역할을 하게 될 줄도 몰랐다는)
3. 에드가 라이트
원래 <앤트맨>의 감독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의 에드가 라이트였다. 앤트맨 코믹스의 광팬이었던 그는 2003년부터 <앤트맨> 영화화를 구상하기 시작했고, 대단히 코믹하면서 어드벤쳐 물의 색깔이 짙은 <앤트맨> 시나리오로 마블 경영진을 설득했다. 작아진 앤트맨의 시선에서 본 세상을 유사한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표현하기 위한 테스트용 영상도 찍었고, 캐스팅도 대부분 그가 주도했다.
다만 에드거 라이트의 <앤트맨>은 다른 MCU와 엮이지 않는 독립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싶었다. 처음 MCU가 구상되던 무렵에는 마블도 이 뜻을 존중했기에 지금까지 다른 MCU 영화에 앤트맨이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9년 마블 스튜디오를 합병한 디즈니는 <앤트맨>도 MCU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로 했고, 이견을 가진 에드가 라이트를 감독직에서 해고했다. 그의 각본은 아담 맥케이(<앵커맨>)가 MCU에 맞춰 조금 수정했고, <예스맨>의 페이튼 리드 감독이 메가폰을 이어받았다. 개봉 전부터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인정받아 <앤트맨> 속편이 제작될 경우 페이튼 리드가 다시 감독을 맡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4. 행크 핌과 스콧 랭
마블 코믹스에서 <앤트맨>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2년이다. 행크 핌이라는 천재 과학자가 생물의 크기와 질량을 조종하는 ‘핌입자’를 발명하고 스스로 1대 앤트맨으로 활약했다. <앤트맨>의 영화화가 처음 거론될 때도 당연히 행크 핌의 기원에 관한 얘기를 염두에 두었지만, 안타깝게도 행크 핌에 관해서는 도덕적 자질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 축소 과정의 부작용으로 발생한 폭력적인 성향으로 인해 애인을 폭행하는 장면이 있었던 것이다. MCU가 조화와 정의감과 가족애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행크 핌의 이 과거는 결격사유가 되었다. 그래서 영화 <앤트맨>의 행크 핌(마이클 더글러스)은 앤트맨의 기원과 전설을 품은 멘토의 위치로 물러나고, 대신 코믹스에서 2대 앤트맨이던 스콧 랭(폴 러드)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스콧 랭도 범죄자 출신이기는 하지만, 정의감과 부성애를 더 강조하고, ‘누구나 두 번째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주제를 내세움으로써 주인공에 걸 맞은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5. 행크 핌과 어벤져스
코믹스의 행크 핌은 1대 앤트맨으로 활동하면서 오리지널 어벤져스 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토니 스타크, 브루스 배너, 리드 리처드 등 마블의 수많은 천재 과학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천재로, 코믹스에서 울트론을 만들어낸 것 사람이 바로 행크 핌이었다. 그러나 에드가 라이트의 <앤트맨>이 MCU에 포함되지 않기로 되어 있었기에 영화 <어벤져스>에는 앤트맨이 제외되어 있었고, 울트론도 토니 스타크가 만든 것으로 바뀌었다. <앤트맨>이 MCU에 포함되는 것으로 결정된 후에도 행크 핌이 아닌 스콧 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앤트맨은 페이즈 3부터 차기 어벤져스의 새로운 멤버로 거론되는 캐릭터가 될 것이다.
이 시점만 해도 아직 '어벤져스'와의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음. 그러나 디즈니 플러스에 정렬된 인피니티 사가를 보니 '앤트맨'이야말로 핵심 중의 핵심 멤버.
6. 핌 입자의 부작용
행크 핌에 따르면, 핌 입자를 이용해 자신을 축소하고 복원하는 일을 반복하면, 뇌에 이상이 생긴다고 한다. 코믹스에서 행크 핌은 스스로 그런 일을 겪었다. 다중 인격이 생겼고, 악하고 폭력적인 인격이 생겨 많은 불명예스러운 일들을 자행했다. 영화 <앤트맨>에서 행크 핌은 이런 부작용을 우려해 축소 기술(핌입자)을 신중하게 통제하려 한다. 하지만 그의 수제자이자 동업자인 대런 크로스(코리 스톨)는 이 기술을 군사용, 상업용으로 만들고자 직접 축소기술을 개발했고, 앤트맨의 전투용 버전인 옐로 자켓을 만든다. 행크 핌은 앤트맨 수트의 헬멧에 뇌에 미치는 부작용을 방지하는 장치를 해 두었다. 하지만 이를 몰랐던 대런 크로스는 행크 핌의 경고를 무시하고 옐로 자켓을 계속 사용했다가 부작용이 생겨 악당이 되고 만다.
(나중에 엔드 게임에서 이 핌 입자를 얻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됨. 디즈니 플러스 있으신 분들 어서 확인하러 고고)
7. 개미와 벌
개미와 벌은 뿌리가 같다. 절지동물문 > 곤충강 > 벌목 > 개미과의 곤충이 개미이고, 벌목에서 개미과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벌(bee)이다. <앤트맨>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두 개의 수퍼 수트의 이름은 ‘옐로 자켓(yellow jacket)’과 ‘와스프(wasp)’다. 옐로 자켓과 와스프는 모두 벌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옐로 자켓은 말벌 중 땅말벌, 바더리, 장수말벌 등 대체로 크고 노란색 말벌을 부르는 말이다. 특히 장수말벌은 황색 줄무늬가 굵고 뚜렷하며 머리도 대부분 노란 색이다. 수펄은 크기가 4cm가 넘어가기도 하는 대형 벌에 속한다. 와스프는 말벌 중에서 땅벌, 또는 구멍벌과의 나나니벌 등을 부를 때 주로 쓰이는 영어 단어다. 영어 표현에서는 허리가 가는 여자를 흔히 와스프에 비유한다. 꿀벌보다 성격이 거칠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벌을 주로 와스프라고 부른다. 그 밖에 벌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호넷(hornet)’이나 학술명에 쓰이는 ‘베스파(vespa)’ 등도 각종 액션물나 슈퍼 히어로물의 캐릭터 이름에 자주 쓰인다. 무인비행체를 일컫는 단어 ‘드론(drone)’ 역시 벌의 의미를 가진 영어 단어다.
8. 호프 밴 다인
영화 <앤트맨>에는 행크 핌의 딸 호프 밴 다인(에반젤린 릴리)이 중요 인물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행크 핌과 재닛 밴 다인 사이에서 얻은 딸이다. 60년대에 앤트맨이 극비리에 활약할 때, 재닛은 와스프라는 이름의 사이드킥(조수, 동료)으로 활약했다. 행크 핌이 앤트맨 수트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자 할 때 호프는 자신이 앤트맨이 되고자 하지만, 아빠의 반대 때문에 갈등하게 된다. 뒤에 행크가 이제껏 호프에게 숨겨왔던 자신과 재닛의 과거를 털어 놓으면서 와스프 수트를 보여준다.
호프를 연기한 에반젤린 릴리는 최근 <호빗> 3부작에서 엘프 여전사 타우리엘을 연기했던 배우다. J.J. 아브라함스의 <로스트>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여주인공 케이트 역할로 스타덤에 오른 그녀는 영화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들어 굵직한 대작에 연달아 캐스팅되며 차세대 여전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9. 소인과 거대한 환경을 그린 영화와 이야기들 – 1
앤트맨은 개미만 한 사이즈로 작아져 활약하는 캐릭터다. 사람이 작아지고, 평범한 세상이 상대적으로 거대하게 묘사되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는 ‘릴리퍼트’라는 소인들의 세상에 떨어져 거인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이는 4부 중 1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2부에서는 ‘브롭딩낵’이라는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거인들의 나라로, 여기서 걸리버는 겨우 손가락만 한 사이즈의 소인이 된다.
엄지손가락 톰이라는 뜻의 동화 캐릭터 ‘톰 썸(Tom Thumb)’도 있다. 16세기 레지날드 스콧의 ‘마녀의 발견’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보이는 톰 썸에 관한 이야기는 1621년에 ‘톰 썸의 역사’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이는 영국에서 최초로 인쇄되어 출간된 동화로 기록되어 있다. 톰 썸 이야기는 1958년 <엄지 손가락 톰>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된 적이 있고, 2010년에도 <리틀 톰 썸즈>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에서 영화화된 적 있다.
1952년 영국 작가 메리 노튼은 집의 마루 밑에 사는 소인들이 인간의 물건을 몰래 빌려서 생활한다는 판타지 소설 <바로워스(The Borrowers)>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1997년 존 굿맨과 짐 브로드벤트 등을 주인공으로 영화화되었다.
10. 소인과 거대한 환경을 그린 영화와 이야기들 – 2
SF 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지모프의 ‘판타스틱 보이지’는 동서 냉전의 키를 쥐고 있던 한 과학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주인공들을 축소해서 몸속에 넣어 병을 치료하게 하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마이크로 결사대>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된 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스필버그가 기획해서 만든 <이너스페이스>라는 영화 역시 잠수함을 타고 축소되어 인체에 들어가는 공군 조종사 이야기다.
1995년에는 프랭크 오즈 감독의 <리틀 인디언>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형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낡은 찬장 속에 넣어둔 꼬마 인디언 인형이 진짜 인디언이 되었더란다. <애들이 줄었어요>는 괴짜 과학자가 개발한 축소광선이 엉뚱하게 자녀들을 줄이는 바람에 생기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에는 원래 미니어쳐 전시물들이지만 파라오의 마법에 의해 밤에 생명을 얻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애니메이션이나 애니메이션과 실사 합성 영화까지 언급하자면, 뤽 베송의 <아더와 미니모이> 시리즈나 재패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 등 많은 작품이 ‘소인’을 모티브로 삼고 있고, <스튜어트 리틀>, <토이스토리>처럼 작은 동물이나 장난감을 의인화한 작품들도 작은 캐릭터가 체구보다 훨씬 거대한 환경에서 겪는 모험을 그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중반의 미국 드라마 <슈퍼 특공대 (Misfits of Science)>는 과학 실험의 오류로 초능력을 얻게 된 과학자들과 10대 청소년 등이 주인공이다. 여기에 손가락만한 크기까지 축소되어 앤트맨을 연상시키는 활약을 하는 능력자 ‘앨빈’이 등장한다. 앨빈을 연기한 케빈 피터 홀은 사실 장신으로 유명한 배우라는 점이 재미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프레데터> 1, 2편에서 외계 사냥꾼 연기를 한 배우가 바로 케빈 피터 홀이다. 이 드라마는 당시로써는 나름대로 완성도 있는 특수효과로 잠시 주목받았지만, 긴장감 떨어지는 전개에 인기가 떨어졌다. 게다가 1시즌을 마친 후 주인공 딘 폴 마틴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탓에 더는 제작되지 못한 비운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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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윤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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