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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 또 보기

알고봐야 더 재밌음 <호빗: 다섯 군대 전투> 깨알정보

by 꿀마요 2021. 11. 29.

 


알고 보면 더 재미있고 몰라도 상관없는 시시콜콜한 정보들. 이번 영화는 <호빗: 다섯 군대 전투>다.


1. 중간계 소설의 시작 <호빗>


실사 영화로는 <반지의 제왕>이 먼저 나왔지만 소설로는 <호빗>이 먼저 나왔다. 이야기의 순서도 <호빗>이 먼저다. <호빗>의 주인공은 빌보 배긴스이고,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은 빌보의 양아들인 프로도 배긴스다. <호빗>의 초판이 출간된 것은 1937년이다. 여기서 톨킨은 중간계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세상은 '그곳' 정도로 표현되었다. 훗날 펴낸 <반지의 제왕>으로 이야기가 연결되면서 <호빗>의 배경 또한 중간계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이후 출간된 판본의 <호빗>에는 내용 일부가 수정되었다. 예를 들어 초판에서 절대 반지는 골룸이 빌보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었지만 이후 빌보가 골룸을 속여 빼앗은 것으로 바뀌었다. 훌륭한 언어학자였던 톨킨이 만들어낸 이 중간계라는 장엄한 세계관은 이후 <실마릴리온>에서 완성된다.

2. 중간계 영화들


톨킨의 <호빗>과 <반지의 제왕>의 실사 영화는 모두 여섯 편이다. 프랜차이즈 시리즈 중에서는 드물게 피터 잭슨 혼자서 전 작품을 연출했다. 2001년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로 시작하여 오는 17일 개봉하는 마지막 작품 <호빗: 다섯 군대 전투>까지 총 13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톨킨의 또 다른 중간계 이야기 <실마릴리온>의 영화화는 현재로써는 요원하다.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반지의 제왕>은 1978년에 제작된 장편 애니메이션도 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개봉했었고, <반지 전쟁>이라는 제목의 비디오로도 출시된 적이 있으며, 2000년에는 <로드 오브 더 링스>라는 제목으로 DVD 출시되었다. 이 극장판 장편에서는 <두개의 탑>까지의 이야기만 담겨 있고, <왕의 귀환> 부분은 1980년 TV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3. <호빗> 영화화의 우여곡절


이전까지는 영화화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전작인 <호빗>의 영화화 기획도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듯했다. 피터 잭슨이 각본에만 참여하기로 하고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감독으로 고용된 시점까지도 이 프로젝트는 대체로 순항했다. 하지만 MGM사의 파산으로 인해 기예르모 델 토로는 3년 만에 프로젝트에서 하차한다. 이후 피터 잭슨이 다시 감독을 맡기로 했지만 천공성 궤양 때문에 다시 일정이 연기된다. 계속된 일정 연기로 뉴질랜드의 여러 영화 업체들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꺼렸지만 뉴질랜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겨우 재개될 수 있었다. 


4. <호빗> 1, 2, 3


소설 <반지의 제왕>은 처음부터 3권으로 출간되었지만 <호빗>의 초판은 310페이지 분량의 한 권짜리 책이었다. <호빗>의 영화화가 결정되었을 때에는 상하편 2부작으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2012년 7월 촬영을 모두 마친 후 피터 잭슨 감독은 영화를 상중하 3부작으로 늘이기로 한다. 촬영 분량이 많기도 했고 <반지의 제왕>과의 연계를 위해 스토리를 보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원래 상편의 끝 장면이 돼야 했을 장면은 새로 만들어진 중편의 첫 장면으로, 원래 하편의 오프닝이 돼야 했을 장면은 새로 만들어진 중편의 끝 장면으로 쓰이게 된다. 서둘러 시나리오가 고쳐졌고, 배우들을 다시 소집해 추가 촬영을 진행한다. 원래 2부작의 하편에 붙은 부제는 'There and Back Again'이었다. '목적지 도착, 그리고 귀향' 정도의 의미이겠다. 이 부제는 이후에도 3부작의 하편에 붙을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중편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뒷부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이야기가 포함된 것을 고려하여 하편의 부제가 지금의 '다섯군대전투'로 바뀌게 되었다.

5. 많아진 등장인물


원작은 1권짜리 소설로 비교적 소박한 규모의 이야기였으나, 영화판에서는 <반지의 제왕> 3부작과의 연계를 고려한 각색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3부작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몇몇 캐릭터의 비중이 늘어났다. 영화 <호빗> 3부작에는 <반지의 제왕>의 주요 캐릭터인 프로도, 사루만, 갈라드리엘, 레골라스가 등장하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갈라드리엘과 레골라스는 <호빗> 3부작 전체에 나온다. <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는 '스란두일의 아들'이라고 소개된다. 소설 <호빗>의 엘프의 왕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영화 <호빗>에 레골라스가 등장하면서 이 엘프의 왕에게도 스란두일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호빗> 영화에서는 비중 있는 캐릭터인 라다가스트도 소설에서는 이름만 언급될 뿐이다. 라다가스트는 오히려 <반지의 제왕> 원작에만 등장하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캐릭터다.

6. 러닝타임


<호빗: 다섯 군대의 전투>의 러닝타임은 144분이다. 두 시간이 훌쩍 넘어가지만 중간계 시리즈 여섯 작품 중에서는 가장 짧다. 이제까지 다섯 편의 중간계 시리즈 영화들을 살펴보면, 주인공들은 매 작품에서 늘 여러 지역을 여행해 왔다.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는 빌보 일행이 이미 에레보르 산에 도착한 이후에 시작되고, 모든 주요 캐릭터 이 산으로 모여들어 전투를 벌이게 된다. 따라서 <호빗: 다섯 군대의 전투>에서는 바로 이 에레보르산 전투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작에서는 한 챕터 분량에 해당하는 이 에레보르산의 전투가 영화에서 얼마나 많은 분량을 차지할지 궁금해진다. 참고로 영화 <명량>에서는 총 128분 러닝타임의 절반에 가까운 61분이 전투 장면에 할애되었다. 명량해전은 <난중일기>에서도 가장 길게 서술된 전투였다.


7. 성공한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 시리즈 영화가 벌어들인 총액을 비교하는 리스트가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모두 여덟 편이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77억 2,343만 달러를 벌어들여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시리즈로 꼽힌다. 2위는 총 열 편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 3위는 스물네 편의 007 시리즈다. 피터 잭슨의 중간계 6부작은 5편까지 집계된 현재까지 48억 9,287만 달러로 4위에 랭크되어 있다. 편당 평균 수익으로 따지면 중간계 시리즈가 9억 7천8백만 달러로 1위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10억 달러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기대되어 이 액수는 더 올라갈 것이다. 개별 영화의 흥행 성적으로 보자면 2003년의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전 세계적으로 11억 1,900만 달러를 벌어 역대 영화 흥행 순위 8위에 랭크되어 있다. 2009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개봉하기 전까지 <타이타닉>에 이어 2위였고, 10위까지의 영화 중 2010년대 영화를 제외하면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보다 많은 수익을 올린 영화는 제임스 카메론의 저 두 작품뿐이다.


8. 아카데미


피터 잭슨의 중간계 6부작은 운 좋게도 모두 12월에 개봉했다. 12월은 여름 성수기 못지 않은 흥행이 보장된 시즌이며, 이듬해 아카데미 영화제 수상을 노리는 작품들에도 가장 적합한 개봉시기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모두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앞 두 편은 모두 19개 부문에서 6개의 상을 받았고,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작품상을 포함 11개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다. <호빗>의 앞 두 작품은 각각 아카데미 3개 부문씩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한 부문은 없고, 후보에 오른 부문도 주요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각색상, 남녀주연상)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완결편을 높이 평가해준 아카데미인 만큼 완결편인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2015년에 거둘 성과에 대한 기대는 아직 높다.

9. 캐스팅 이모저모 1


영화 촬영 전 주인공인 빌보 역할에 거론된 배우로는 해리 포터였던 다니엘 래드클리프, 스파이더맨이었던 토비 맥과이어를 비롯하여 샤이어 라보프, 제임스 맥어보이 등이 있었다. 하지만 피터 잭슨은 언제나 마틴 프리먼을 빌보 역할로 점찍어두고 있었다. 마틴 프리먼은 영국 BBC의 히트 드라마 <셜록>의 촬영 때문에 <호빗> 시리즈 출연이 불발될 상황이었지만 피터 잭슨은 그를 위해 <호빗>의 촬영 일정 전체를 수정하면서까지 그를 고집했다. 이 드라마의 셜록홈즈 역할이던 데이빗 컴버배치까지 이 영화에서 스마우그의 목소리와 네크로맨서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10. 캐스팅 이모저모 2


<호빗> 원작에서 골룸은 딱 한 장면 등장하고 영화에서도 <호빗: 뜻밖의 여정> 후반부에 잠깐 등장할 뿐이다. 골룸 역의 앤디 서키스는 프로덕션 첫 주에 자신의 출연 분량 촬영을 모두 끝냈다. 하지만 그는 이 영화 프로덕션 기간 내내 촬영장에 함께 했다. 그는 이 시리즈의 세컨 유닛 디렉터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모든 촬영이 뉴질랜드에서 이루어졌지만 나이 든 빌보(이언 홀름) 장면과 사루만(크리스토퍼 리)이 출연한 장면만은 런던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나이 많은 두 배우가 뉴질랜드까지 비행할 만한 건강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히 배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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