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9회를 맞이하는 서울 여성영화제가 6월 1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37개 국에서 107편의 초청작이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문제작들을 추천해 드린다.
미망인 The Widow
출처 :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의 유작이다. 딸과 함께 피난 생활을 하던 이신자를 중심으로 그녀를 좋아하는 남편의 이사장, 이사장의 부인과 그의 정부 ‘택’등이 얽히고설킨 막장 드라마를 펼친다. 1955년 작품이지만, ‘택’과 동거를 시작한 이신자가 딸을 다른 집에 맡겨버리는 등, 사회가 강요하는 ‘모성 판타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내용이 많다.
나의 레즈비언 언니 My Gay Sister
출처 :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
7살 소녀 클레오는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하다. 특히, 3살 위 언니인 가비가 같은 배구팀의 여자친구인 마이켄과 진지한 연애를 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자신이 나중에 남자를 사랑하게 될지 여자를 사랑하게 될지 클레오의 진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젠더문제를 7살 소녀의 눈으로 밝고 귀엽게 풀어낸 작품이다.
스푸어 Spoor
2017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에 빛나는 [스푸어]가 상영된다. 체코 구석의 산골 마을에서 사냥을 즐기는 남자들의 시체가 연속으로 발견된다. 은퇴 한 후, 조용히 여생을 보내던 괴짜 할머니 ‘두세이코’는 야생동물들이 남자들에게 복수한 것이라고 믿는다. 자연을 유린하는 폭력적인 남성들에 맞선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을 블랙코미디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6월 4일 영화 상영 이후엔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가 준비되어 있다.
택시에는 비상구가 없다 There’s No Exit in Taxi
출처 :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
늦은 시간, 택시를 잡아탄 유진과 도희. 택시 운전사는 불편할 정도로 두 사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레즈비언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을 고발하는 한편, 밀폐된 공간을 압도하는 서스펜스가 있어서 영화적인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더욱이 마지막엔 거대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아프리카 우주 비행사 The Afronauts
출처 :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964년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잠비아는 독립을 맞이한다. 격앙된 민족주의자들은 우주로켓을 발사해 미국과 소련보다 자신들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당연히 축적되지 않은 과학기술로 만든 엉성한 로켓이 개발되는데, 여기에 목숨을 걸고 몸을 실어야 파일럿은 열일곱 살 소녀 마타 므왐바였다.
가리베가스 Garivegas
출처 :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
김선민은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를 꾸준히 카메라에 담아온 감독이다. 주로 가리봉동에서 대한민국 2차 산업발전을 위해 인생을 바친 직공 여성들의 삶을 다루었다. 안타깝게도 올해 4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의 작품들을 ‘김선민 감독 추모전’으로 모셨다. [가리베가스]는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구로공단에 디지털 단지가 들어서고 이제 가리봉동을 떠나야 하는 한 여성의 하루를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링 위의 소녀 The Fits
출처 : 서울여성영화제 홈페이지
오빠와 열심히 복싱 체육관에 다니는 소녀 토니는 요즘 들어 옆 체육관에서 춤을 추는 여자아이들의 모습에 관심이 많다. 토니는 좀 더 그들과 친해지고 싶어 하고 그럴수록 오빠는 실망감을 표현한다. 한 소녀의 정체성을 섣부르게 한쪽으로 결론 내리지 않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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