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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병맛 히어로의 끝판왕 ‘더 틱’

by 꿀마요 2021. 12. 24.

볼품없는 진드기 히어로 ‘더 틱’의 탄생

진드기를 모티브로 한 ‘더 틱(The Tick)’은 참 볼품없는 히어로다. 웬일인지 과거를 기억 못 하는 그는 모든 게 서툴고 실수투성이다. 이렇다 할 직업도 없어서 친구 아서의 집에 얹혀사는 신세다. 그래도 히어로인지라 인간을 뛰어넘는 힘과 체력을 가지고 있지만, 슈퍼맨을 패러디한 신문사 기자 ‘클락(케이프트 원더)’같은 상급 히어로보다 한참 하수라는 설정이다.

출처 : 코믹스 [더 틱] / 뉴 잉글랜드 코믹스 홈페이지

어딘가 어정쩡한 이 영웅은 태어난 출판사마저 흙수저였다. 그에겐 마블이나 DC같은 메이저 출판사의 후광이 없다. 더 틱은 중고만화 서점 ‘뉴 잉글랜드 코믹스(New England Comics)’의 소식지 마스코트로 조촐하게 태어났다. 그러나 이 병맛나는 히어로 이야기는 1986년에 시작되어 30년을 살아남았다.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제작되다

소규모로 발간되던 인디 만화로 매니아들의 인기를 끌던 ‘더 틱’은 점점 유명세를 더해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시즌 동안 방영되었다. [더 틱]은 2001년에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코믹스의 원작자인 벤 에드런드가 애니메이션에 이어 드라마도 프로듀서를 맡았다. 참고로 그는 훗날 [슈퍼네츄럴]과 [고담]의 프로듀서로 활동하게 된다.

출처 : [더 틱] 애니메이션

히어로가 주인공인 드라마지만 이렇다 할 액션 장면이랄게 별로 없었고 등장인물 사이의 말장난으로 시작해서 말장난으로 끝나는 시트콤 형식이었다. 존경받던 원로 히어로 ‘임모탈’이 복상사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가 자연사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시체를 옮긴다거나, 슈퍼 히어로 자격증이 없는 더 틱이 곤란을 겪는다는 식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출처 : 드라마 [더 틱](2001)

그러나 [더 틱]의 매력은 여기에 있었다. 영웅이라기보다 사회 부적응자에 가까운 그들의 정신없는 입담은 찬란한 슈퍼영웅들이 보여줄 수 없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렇게 드라마는 원작 골수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시청률에는 크게 반영되지 못했다. 결국, [더 틱]은 원래 준비되었던 13편의 에피소드를 다 완주하지 못하고 9회를 끝으로 사라지고 만다.


아마존에서 새로 제작 중인 [더 틱]

아마존에서 [더 틱]의 새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 도시를 점령한 악의 무리에 맞서 더틱과 아서가 또 한 번 맞선다는 내용이다. 원작의 작가 벤 에드런드가 이번에도 지휘봉을 잡았고 2001년작 드라마에서 ‘더 틱’을 연기했던 패트릭 워버튼 역시 프로듀서 중 한명으로 힘을 보탰다.

출처 : 드라마 [더 틱] (2017)

이번 ‘더 틱’은 영국 배우 피터 세라피노위츠(Peter Serafinowicz)가 맡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노바 군단의 데나리안 살로 등장했었다. 존C. 데일리가 맡은 데나리안 데이와 함께 콤비로 등장해서 특유의 개그를 선보였었다. [존 윅 - 리로드]에선 마치 무기를 와인처럼 추천해주는 ‘소믈리에’역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이기도 하다.

출처 : 영화 [존 윅 – 리로드]

첫 방영일은 8월 25일. 마블과 DC의 경쟁이야 어찌 되었든 변두리 히어로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병맛 매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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