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언제나 숫자에 불과할까? 소아성애와 로맨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어디까지일까? 법이 금지한 경우에도 사랑이 모든 것을 정당화시켜준다고 믿어야 할까? 나이 차이가 너무 심한 커플들을 모아봤다.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2차 대전이 휩쓸고 간 독일의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36세 여인과 15세 소년의 뜨거운 사랑을 담아낸 이야기로 출간 당시부터 독일에서 큰 논란이 됐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소설은 독일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다.
전쟁 세대를 대표하는 여인과 그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소년의 사랑이 담고 있는 시대적 함의와 딜레마를 담아내며 다양한 담론을 만들어냈고, 전 세계에서 번역 출간되면서 독일 소설로는 처음으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 또한 2009년 아카데미 작품상 포함 주요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주인공 케이트 윈슬렛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소설과 영화가 아무리 이런 많은 찬사와 영광을 누렸다고 해도, 배경이 현재의 미국이었다면 케이트 윈슬렛은 바로 구속감이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독일의 위대한 소설가 토마스 만의 단편을 탐미주의 영화의 거장 루치노 비스콘티가 스크린에 옮겼다. 나이 든 유명 작곡가가 요양을 위해 방문한 베니스에서, 아름다움 그 자체인 소년을 만나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는 도덕성과 지성을 중시하던 예술가였으나 절대적인 아름다움 앞에 속절없이 매혹되고 자괴감에 빠진다.
베니스에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도, 작곡가는 소년을 다신 못 볼까 봐 베니스를 떠나지 못한다. 그만큼 파괴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소년이다. 소년의 악마적 아름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작곡가는 끝내 혼자 해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아역 배우 비요른 안데르센의 미모는 늙은 작곡가의 인생이 여지없이 무너질 만하다. 이 소년을 보고 있자면 그동안 우리가 ‘만찢남’이라는 수식어를 남발해왔다고 반성하게 된다. 촬영 당시 실제 15세였던 비요른 안데르센은 이 영화 한편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년’의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http://magazine2.movie.daum.net/movie/8103
[해롤드와 모드]
부잣집 아들 해롤드는 취미가 ‘자살 시도’와 ‘모르는 사람 장례식 구경’일 정도로 우울한 20살 청년이다. 제발 부잣집 도련님답게 놀라며 엄마가 사준 스포츠카를 영구차로 개조해버리는 ‘돌아이’이기도 하다. 이렇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던 해롤드 앞에 어느 날 어떤 여인이 나타난다. 남의 차를 훔쳐 타고 달리는 게 취미인 자유로운 여인, 세상의 도덕이나 법률 따위 아무렇지도 않다며 매일매일 즐겁게 사는 이 매력적인 여인의 이름은 모드. 그러나 그녀는 80세 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에게 빠져든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부터 마니아들이 생긴 걸작 블랙 코미디다.
[헬로, 마이 네임 이즈 도리스]
같은 회사에 새로 부임한 30대 아트 디렉터 존에게 반해버린 60대 싱글녀 도리스(샐리드 필드). 친구의 손녀에게 도움을 받아 존의 페이스북을 샅샅이 뒤지며 그의 취향을 분석한다. 그러나 존이 젊은 여자와 데이트를 즐기자 훼방을 놓기 시작한다.
종종 노인과 젊은이의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룰 때면, 대개 노인이 가진 삶의 깊이와 현명함이 강조되고, 그것에 경외를 느낀 젊은이가 구애하며 노인의 용기를 끌어내는 편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60세 여인 도리스는 현명함과는 거리가 멀고, 젊은이 존은 도리스에게 전혀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단순히 할머니 스토커 이야기라고 하기엔 생각해볼 지점들이 여기저기 숨어있는 작품이다.
[맨하탄]
우디 앨런이 40대의 코미디 작가로 나오는데, 17살 여고생(마리엘 헤밍웨이)과 데이트를 한다. 우디 앨런은 그녀와의 관계에 대해 "나는 숙제가 있는 여자와 만난다"는 식으로 농담한다. 마리엘 헤밍웨이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는 등 이 작품은 분명 걸작이지만 불편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디 앨런은 현실에서도 비슷한 사고를 많이 쳤다. 마리엘 헤밍웨이의 회고에 따르면, 영화 출연이 끝나고 그녀가 18세가 되고 나자 우디 앨런이 집에 찾아왔다고 한다. 그는 마리엘의 부모에게 "마리엘과 함께 파리 여행을 하도록 허락해달라"고 부모를 설득하려 들었다. 물론 마리엘과 그녀의 부모는 이 부탁을 거절했다고 한다.
우디 앨런이 여배우 미아 패로와 사실혼 관계였을 때, 당시 20살이었던 그녀의 입양 딸 ‘순이’와 사랑에 빠진다. 미아 패로는 우디 앨런을 고소했고, 우디 앨런은 결국 순이 프레빈과 결혼했다.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가 동거하면서 낳은 아들 로넌은, 우디 앨런이 입양한 딸 딜런을 일곱 살 때 성추행한 적이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딜런은 양아버지 우디 앨런의 잦은 성추행이 너무 괴로웠고, 자해를 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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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기성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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