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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 구역의 쎈 언니는 나야 나! Bifan 특별전 ‘무서운 여자들: 괴물 혹은 악녀’

by 꿀마요 2021. 12. 25.

이 구역의 쎈 언니는 나야 나! Bifan 특별전 ‘무서운 여자들: 괴물 혹은 악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준비된 특별전 [무서운 여자들 : 괴물 혹은 악녀]는 영화에서 전복적인 위상을 보여준 여성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체 9편 중 5편을 엄선해서 소개한다. 언니들의 앙칼진 고함을 들어보자.


더 빨리 푸시캣, 죽여라 죽여


포르노계의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해야 할까. 러스 메이어 감독은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대중적인 포르노를 만들었다. 그의 초기작 [부도덕한 티즈 씨]는 50년대 후반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최초로 주류 극장에서 상영된 포르노로 기억된다.

[더 빨리 푸시캣, 죽어라 죽어]는 이런 러스 메이어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가슴크고 성격 나쁜 언니들이 나타나서 바보 같은 남성들을 보란듯이 유린한다. 평론가들이 현대 사회의 제도화된 남성성을 조롱했다는 식의 멋진 평가를 붙이거나 말거나, 이 영화의 언니들은 엔진이 터져라 엑셀을 밟아대고 맘에 안 드는 남자는 거시기를 걷어 차버린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데스프루프]를 통해 오마주한 작품이기도 하다.



여죄수 사소리 1 - 701호 여죄수 사소리


믿었던 연인이 자신을 배신하자 사소리는 그를 죽이고 감옥에 들어간다. 그러나 감옥 안에는 바깥세상보다 더한 폭력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감성의 영화가 많은 일본에서도 ‘여죄수 사소리’ 시리즈는 인기가 많았고 이토 순야 감독, 카지 메이코 주연 체제로 4편까지 진행되었다. 이후에 ‘신 여죄수 사소리 701호’로 시리즈가 확장되기도 했다.

영화 전반부의 사소리는 남성들의 더러운 욕망과 폭력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지만, 그만큼 후반부의 복수는 더 처절하다. 이 영화의 주연 카지 메이코는 같은 맥락의 복수극 [수라설희] 시리즈로도 일본 컬트무비의 여왕이 되었다.


이어도


대한민국 영화사 최고의 괴인 ‘김기영 감독’의 작품이다. [하녀]로 대표되는 그의 영화는 야릇한 매력의 여인에게 홀려 인생이 망하는 중산층 남자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이번에 상영되는 [이어도]는 관광호텔을 짓기 위해 현장 실사를 온 선우현이라는 남자가 섬에서 겪게 되는 환상적인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무속신앙, 환경문제 등의 소재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줄거리로 뒤죽박죽 흘러간다. 육지의 남자로 살아온 선우현은 부녀자만 가득한 신비의 섬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 한다. 그저 그녀들의 질서 속을 허우적대면 어리둥절 할 뿐이다. 옛날 한국영화라고 방심하고 봤다간 깜짝 놀랄 장면과 대사들이 여기저기 숨어있다.

오디션

부천판타스틱 국제영화제에서 개근상을 받아도 될 만큼 단골로 초청되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대표작이다. 아내를 잃고 독수공방하던 영화 제작자 아오야마 시게하루는 직업의 특성을 살려 영화 오디션을 가장해 신붓감을 찾는다. 그리고 청순해 보이는 야마사키 아사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언뜻 뒤늦게 봄을 맞이한 중년 남자의 로맨스처럼 흘러가지만, 이때부터 아사미가 돌변하면서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버지에게 성적인 학대를 받고 자란 아사미는 이후 자신에게 배신감을 준 남자를 붙잡아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고문하며 복수 해왔던 것이다.무라카미 류의 탐미적인 소설을 기반으로 미이케 다카시가 추가한 장면들이 남성들의 얄팍한 판타지를 시원하게 까부순다.



캐리


광신적으로 기독교에 집착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여고생 캐리는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한다. 한편 캐리는 자신의 초능력을 감추려 애쓴다. 조금씩 용기를 내서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그녀는 자신이 만든 드레스로 학교 파티의 퀸으로 뽑힌다. 그러나 따돌림을 주도하던 크리스 하겐슨의 장난으로 양동이 한가득 돼지피를 뒤집어쓰고 만다. 이 순간, 초능력을 완전하게 각성한 캐리의 살육극이 시작된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브라이언 드팔마가 영화로 옮긴 호러 명작이다. 작품은 공포 영화 속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다루어지는 클래식이 되었다. 1999년에 2편이 나왔지만 원작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2013년엔 클레이 모레츠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었지만, 이 역시 원작을 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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