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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가성비 甲 영화들 - 한국영화 편

by 꿀마요 2021. 12. 28.

올해의 가성비 甲 영화들 - 한국영화 편

한국영화도 이제 제작비 백억 원은 기본인 시대가 됐다. 하지만 30~40억 원을 잘 쓰기만 해도 관객 400만 이상의 대박을 칠 수 있다.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준으로 가성비가 뛰어났던 영화들을 살펴봤다.


[재심] - 극장 수익 192억 원


2월 15일 개봉한 [재심]의 순제작비(마케팅, 배급비용 제외)는 35억 원, 마케팅 및 배급비용까지 포함했을 때 손익분기점은 관객 160만 명으로 알려졌다.

개봉 당시 라이벌 영화는 [공조], [더 킹], [조작된 도시] 등이었다. 모두 총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대작이었다. [재심]은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초반부터 흥행에 성공했다. 할리우드 영화 [23 아이덴티티]와 [로건] 등에 밀렸지만, 최종 관객 수 242만 1197명을 기록했다. 극장 수익은 총 192억 6631만 9637원이었다. 순제작비 대비 5.5배 정도를 극장에서 벌어들였다.

한편, 김태윤 감독의 전작 [또 하나의 약속] 역시 제작비 10억 원에 불과한 영화였다. 당시 제작비는 전액 개인 투자와 일반 관객의 기부로 채워졌다. 이 영화는 관객 49만 8천여 명, 극장 수익 35억 4100만 원 정도(KOBIS 통계 기준)의 흥행을 기록했었다.


[박열] - [동주]의 5배 제작비 들였어도 저예산


6월 28일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박열]은 순제작비 26억 원의 중소규모 예산 영화였다. 마케팅 및 배급비 포함 손익분기점은 관객 150만 명 정도였다.

개봉 당시 라이벌 영화는 [리얼]과 [옥자] 등이었다. 메이저 배급사들이 [옥자]의 배급을 보이콧하느라 스크린을 확보하는 데 유리해졌지만, CJ가 망작 [리얼]을 융단폭격하지 않았다면 더 흥행할 수도 있었다. 같은 시기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와 마블의 대작 [스파이더맨: 홈커밍], 흥행 시리즈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등이 앞뒤로 포진해 있었다.

이준익 감독은 전작 [동주]를 겨우 5억 원의 제작비로 만들었다. 촬영은 19회차 만에 끝냈다. [동주]의 최종 관객 수는 117만 명에 달했고 극장 수익은 89억 원이 넘었다. 제작비 대비 18배 가까운 대박이었다.

[박열]의 최종 스코어는 관객 수 235만 9176명, 극장 수익 180억 9356만 3795원이었다. 순제작비 대비 약 6.9배 정도였다.



[청년경찰] - 2017년 흥행 순위 4위

여름방학 성수기의 다크호스였다. 8월 9일 개봉한 [청년경찰]의 순제작비는 40억 원, 마케팅 및 배급 비용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약 70억 원으로 알려졌다.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관객 200만 명 이상이 들어야 했다.

라이벌 영화들은 지난해부터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된 초대작들이었다. 류승완 감독에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등이 캐스팅된 [군함도]는 무려 22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였다.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를 재현한 영화로, 150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천만 영화가 된 [택시운전사]를 따라잡진 못했지만 개봉하자마자 [군함도]를 멀찍이 제쳤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나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도 [청년경찰]을 뛰어넘지 못했다. 또 다른 100억대 한국영화 [브이아이피]가 개봉과 동시에 반짝 1위에 올랐지만 바로 다음 주 5위로 네 계단이나 하락했다.

최종 스코어는 무려 565만 3416명.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4위에 해당하는 높은 성적이었다. 극장 수익은 445억 8186만 4516원. 순제작비 대비 11배가 넘는 초대박을 일궈냈다.



[아이 캔 스피크] - 극장서 제작비 6배 벌어

9월 21일에 개봉해 추석 성수기 관객몰이를 노렸다. 순제작비 39억 원으로 알려졌다. 개봉 첫 주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전 주 1위였던 [살인자의 기억법]을 끌어 내렸다.

다음 주, 할리우드 대작 [킹스맨: 골든 서클]에 1위를 내줬지만, 여전히 20%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며 추석 최대 기대작이던 [남한산성]이 개봉하기 전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개봉 한 달을 넘어서며 극장에서 내려갈 시기가 다가온다. 10월 23일까지 관객 수 322만 8253명, 극장 수익 252억 3218만 4786원을 벌어들이며 순제작비 대비 6배가 조금 넘는 흥행을 기록 중이다.



[범죄도시] - 500만 돌파, 어디까지 올라갈까?


누구도 이 영화가 추석 성수기의 승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10월 3일 개봉한 [범죄도시]는 순제작비 50억 원, 총제작비 70억 원 정도로 알려졌으며, 손익분기점은 관객 200만 명 정도다.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이라는 거물급 배우들이 포진한 제작비 150억 원의 대작 [남한산성]에 비해 마동석과 윤계상의 조합은 처음부터 티켓파워에서 밀려 보였다. 심지어 흥행에 불리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의 영화다. 하지만 2년 전 류승완 감독의 경찰 영화 [베테랑]이 다크호스로 등장해 천만 영화로 등극한 전례가 있어 [범죄도시]의 추석 성수기 개봉이 추진될 수 있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10월 23일까지 507만 621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378만 명에 그친 [남한산성]을 크게 앞지르고, 531만 명의 [더 킹]도 넘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한국영화 흥행 순위 4위의 [청년경찰]도 넘어 설 기세다.



저예산 극영화들


영화의 가성비를 얘기할 때 다양성 영화가 빠질 수 없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극장 관객 5만 7056명 동원, 4억 3941만 6092원을 벌어들였지만 홍 감독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제작비 1억 원 이내로 든 저예산 영화인 만큼 가성비가 좋았다.

김종관 감독의 멜로 소품 [더 테이블]의 관객 수는 10만 2972명, 극장 매출은 8억 3018만 6100원이었다. 촬영 기간은 겨우 1주일, 어떤 카페의 테이블 하나가 세팅의 전부인 영화였다. 정유미, 정은채, 한예리, 임수정 등의 슈퍼스타들이 김 감독의 팬임을 자처하며 출연료를 받지 않아, 여기에 소개되는 영화 중 가장 적은 제작비가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큐멘터리 영화들


올해에도 여러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흥행을 기록했다.

이일학교(한일장신대학교 전신), 조선간호부회(대한간호협회 전신), 여전도회연합회 등을 창설하여 여성운동과 간호 분야에 힘쓴 '서서평' 선교사에 관한 다큐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는 1억 6천만 원의 적은 제작비로 12만 2840명의 관객을 동원, 총 8억 7441만 5400원의 극장 매출을 올렸다.

[공범자들]은 26만 34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제작비는 총 1억 4900만 원으로, 전액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금했다. 극장 매출은 20억 3215만 9300원에 달했다.

지난 5월 개봉한 [노무현입니다]는 올해 다양성 영화 중 단연 최고의 흥행작이었다. 전주국제영화제로부터 지원받은 1억 원을 포함 총 3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으며, 185만 4921명의 관객이 관람해 제작비의 45배가 넘는 145억 5515만 1612원의 극장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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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기성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