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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연휴엔 역시 뇌 끄고 넷플릭스 정주행

by 꿀마요 2021. 12. 28.

연휴엔 역시 뇌 끄고 넷플릭스 정주행

오랜만에 찾아온 긴 연휴. 가족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면서 알찬 시간 보내겠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뇌 끄고 노트북 켜고 이불 속으로 워프하는 며칠인지도. 여기 몰입도 높은 넷플릭스 드라마를 추천한다.


센스8


어느 날 각기 다른 나라의 각기 다른 8명의 사람이 서로의 감각과 감정을 공유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었다. 워쇼스키 자매가 만들고 배두나가 나오는 미드로 여기저기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 보지 못 한 분들이 많다. 아쉽게도 [센스 8]은 시리즈가 계속되지 못했는데, 작품성이 떨어진다기보다 편당 9백만 달러의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시리즈의 성격상 전 세계의 주요 대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제작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매니아들은 워쇼스키가 시즌2 마지막 회에 던진 떡밥을 회수할 길이 없어지자 멘붕에 빠졌고 시즌3 제작을 촉구하는 청원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2018년에 [센스8]은 두 시간짜리 스페셜 에피소드 한 편을 통해 모든 이야기의 마무리를 짓는다는 발표가 있었다. 폐지된 드라마의 스페셜 에피소드가 제작되는 일은 이례적인데, 넷플릭스는 [센스8]의 작품성을 인정하고, 그 매니아들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묘한 이야기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즐기고 집에 돌아가던 윌이 사라져버린다. 소년의 친구와 가족은 윌을 찾아 헤매던 중 정부의 비밀 실험과 초자연적인 존재가 윌의 행방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엄청난 몰입도를 자랑하는 작품으로 넷플릭스의 대표적인 효자 콘텐츠다. 두 번째 시즌이 돌아오기 전에 봐둘 필요가 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1에 등장했던 배우들은 요즘 부쩍 사랑을 받고 있다. 소년들의 리더 ‘마이크’역을 맡았던 핀 울프하드는 얼마 전 개봉했던 화제의 공포영화 [그것]에서도 미지의 존재에 맞서는 꼬마 중 하나로 등장했었다. 우직한 보안관 역할이었던 데이빗 하버는 리부트되는 ‘헬보이’가 되었다. 실종된 소년 윌의 형 ‘조나단’ 역을 맡았던 찰리 히튼은 앞으로 마블의 X맨 프랜차이즈를 이끄는 [엑스맨 : 뉴 뮤턴츠]의 ‘캐논볼’ 역할로 캐스팅되었다.  


데어데블


넷플릭스의 [디펜더스]는 데어데블,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 제시카 존스 이렇게 네 명의 영웅들이 모인 팀이다. ‘어벤져스’처럼 각자의 독립적인 시리즈를 런칭하고 [디펜더스]로 모이는 전략이다. [디펜더스]를 재밌게 감상하기 위해 네 영웅의 모든 시리즈를 다 감상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사실 네 시리즈의 완성도에는 좀 차이가 있어서 [아이언 피스트]는 망작으로 분류되고 [루크 케이지]는 대충 볼만 하다는 평이다. [제시카 존스]는 시니컬한 주인공을 잘 살렸으며,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꼽으라면 [데어데블]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데어데블]은 또한 [디펜더스]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엘렉트라’, 솔로 시리즈 런칭을 준비 중인 ‘퍼니셔’등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방랑의 미식가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인 쿠수미 마사유키의 또 다른 만화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방랑의 미식가]는 정년퇴직한 샐러리맨 ‘다케시’가 슬렁슬렁 경험하는 미식 탐험을 다루었다. 주인공은 우리에게 [쉘 위 댄스]의 코믹 배우로 낯익은 타케나카 나오토이다. 여기서는 특유의 야단스러운 코믹함은 싹 걷어내고 담백한 연기를 펼친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가 읽고 있는 무협지 속의 무사가 가끔 현실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식 드라마이긴 하지만, 대단한 성찬을 다루는 게 아니라 주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소박한 요리를 매력적으로 다룬다. 인상적인 첫 에피소드를 살짝 소개하자면, 은퇴한 다음 날, 다케시는 언제나 바쁘게 오가던 통근길을 여유롭게 걷다가 충동적으로 한 식당에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정직한 35년을 자축하듯 평일 대낫에 보란듯이 맥주 한모금을 들이킨다. 이 장면의 청량함이란! 나도 모르게 냉장고를 열고 맥주를 찾을지도 모른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


영상물을 접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시청률’을 조사하고 그 작품의 인기를 가늠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그래서 요즘 미국 드라마의 성공을 가늠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데이터가 SNS 상에서 언급된 횟수이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2017년 상반기에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드라마다. 그만큼 완성도와 몰입도가 높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별다를 것 없이 평번한 소년 클레이 젠슨에게 어느 날 카세트테이프가 배송된다. 그 속에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같은 학교 여학생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소녀는 이 테이프를 통해 자신이 왜 자살했는지 밝히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테이프를 하나씩 들을 때마다 클레이는 엄청난 비밀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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