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터스> 는 대단히 불쾌한 영화다.
수위 높은 잔혹함 때문에 불쾌하며, 트라우마, 자해, 죄책감, 좌절, 광기 등 도저히 즐겨지지 않는 마이너스감정의 홍수 때문에 불쾌하다. 주인공이 결국 악당에게 굴복하기 때문에 불쾌하며, 명쾌한 설명을 주지 않는 열린 결말 때문에 불쾌하다. 기존 호러와 차별성을 강조하는 감독의 오만함이, 이 영화를 숭배하는 팬과 평론가 의지적 허영이, 이 영화에 극단적인 혐오를 보이는 안티팬의 몰지각한 악플이 불쾌하다. 걸작인가 졸작인가를 논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걸작이지만 불쾌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불쾌함은, 정확히 감독이 의도한 바이다.
비슷한 내용의 [호스트]나 [쏘우] 같은 영화들과도 다르다.
잔인한 묘사는 많지 않고, 비정상적인 신체 훼손은 극히 드물다. 루시의 학살 도구는 산탄총이고, 깔끔하게 한발씩 쏴서 죽인다. 살인의 과정 자체를 즐기는 공포 영화다운 무기가 아니다. 회 상속과 거의 고문이 얼마나 심했고 어떤 식이었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영화는 잔인하게 여겨진다. 왜 그럴까?
대개 폭력은 남을 향한다. 영화에서도 그렇다. 관객 대부분은 폭력을 미디어로만 경험하기 때문에, 영화 속 폭력의 외피만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해는 충격이 다르다. 폭력 자체보다 자해 전후의 심리에 몰입되어도 통이 더 깊기 전해진다. 루시의 불행한 유년기를 아는 관객에게, 그녀의 자해를 보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
[마터스]가 잔인해 보이는 이유는 감정을 먼저 불러낸 다음에 폭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이를 쏘기 직전 루시는 주저하며 묻는다. “너희 부모님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그리고는 눈물을 삼키며 방아쇠를 당긴다. 이는 아이뿐 아니라 루시에게도 잔인한 경험이 된다.
보통의 공포 퀸들은 두려움 때문에 운다. 하지만 안 나와 루시는 영화 내내 너무 서럽고, 너무 억울하고, 너무 불쌍하고, 너무 미안해서 운다. 관객이 이 감정을 알고 있다. 게다가 15년 세월의 무게가 더해져 있다. 잔인함은 이렇듯 스토리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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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윤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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