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가 새 희생양이 되어 감금될 때,
관객은 이미 그녀가 앞으로 당할 극한의 고통을
짐작한다.
그래서 벌써 힘들어하기 시작한다. 안나에 대한 고문은 맨손 구타인데, 아주 수위가 낮은 폭력이지만 너무 현실적 이어서 몰입이 된다. 연출도 집요하다. 페이드인, 구타, 페이드아웃을 오간다. 음악도, 대사도 없다. 다시 페이드인, 구타, 페이드아웃. 침묵 속에서 반복될 뿐이다. 15년 전 루시가 겪었을 고통과 뉴스에서 본 감금 학대 피해자들의 고통까지 도 환기된다. 이제는 이체함이 얼마나 계속될지 모른다는 것이 공포 자체다.
대부분의 영화는 관객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가학과 피학대, 선정적 폭력을 통해 극한의 감정을 즐기려는 관객에게 어필하려는 것이 공포 영화다. 하지만 [마터스]는 즐길 수 없다. 파스칼로지에 감독은 그럴 마음이 없다. 관객을 괴롭히는 것, 아연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듯 보인다. 그것 이모던 호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감독은 말한다. 이전에도 파솔리니나 미카엘하네케, 라스폰트리에, 가스파로의 같은 감독들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걸작들을 만들어왔다.
그들의 영화는 대중영화라고 보기보다는, 필름을 예술의 재료로 이용한 작가주의 영화라고 분류해야 옳겠다. 비교적 호러라는 장르에 충실한 [마터스]는, 작가주의와 대중영화의 경계에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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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윤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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