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에서도 수트를 고집하는 감독들
[부탁 하나만 들어줘 블레이크 라이블리 스틸]
https://www.instagram.com/p/Bnenp6DHTGb/ 블레이크 라이블리, 폴 페이그 감독 투샷-부탁 하나만 들어 줘 공식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p/Bp12wsFg9X4/ (고스터 버스터즈 현장 사진-폴 페이그 감독 인스타)
폴 페이그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아이를 잠깐 봐 달라’는 부탁을 끝으로 실종된 친구 에밀리를 주인공 스테파니가 추적하며 벌어지는 반전에 반전을 그려낸 영화다. 안나 켄드릭이 스테파니 역을 맡았고 미모부터 커리어까지 모든 걸 가진 친구 에밀리를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연기했다. 영화 초반에 에밀리가 등장하는 순간이 매우 인상적인데 마치 <늑대의 유혹> 강동원의 우산씬처럼 빗 속에서 검은 우산을 든 에밀리가 남색 핀 스트라이프 패턴의 스리피스 바지 정장에 페도라를 쓰고 슬로우모션으로 나타난다. 우아하게 물결치는 금발 머리와 매치되는 금빛 회중시계에 같은 컬러의 행커치프까지 갖춘 완벽한 코디네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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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에밀리는 훤칠한 키에 잘 어울리는 클래식한 바지 정장 차림을 고수한다. 아기자기한 스커트 차림의 캐주얼을 입고 다니는 스테파니와 좋은 대조를 이루기도 하고, 알 듯 모를 듯 미스터리한, 그러면서 카리스마 있는 에밀리 캐릭터를 드러내기에 효과적이다. 에밀리가 스리피스 수트를 갖춰 입고 다니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에게서 나왔다. 영화를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의 옷차림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대개의 감독들이 낡은 야구모자를 쓰고 아무 티셔츠나 입고 다니는데 반해, 폴 페이그 감독은 영화 현장에도 수트를 갖춰 입고 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트만 50벌 이상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색상이나 소재도 다양하지만 지팡이나 우산, 페도라나 행커피츠 등 소품을 활용하는 패션센스가 발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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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1970년대 당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시리즈 <모드>에서 주인공 남편인 월터 캐릭터가 정장을 입고 나오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를 졸라 처음으로 스리피스 정장을 손에 넣은 것이 그의 나이 11살 때의 일이라고 한다. 커가면서 남들처럼 캐주얼 차림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신인 감독 시절, 스튜디오 간부와 가진 미팅 자리에서 그들이 갖춰 입은 수트가 그들의 힘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여서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수트를 입기 시작했다고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지극히 실용적인 이유로 수트를 고집하는 감독도 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 <인터스텔라>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매번 다른 코디네이션을 선보이는 폴 페이그 감독과 달리 이쪽은 수트를 마치 교복처럼 입고 다니는 사례다. 늘 비슷비슷한 어두운 색 수트에 밝은 색 셔츠를 받쳐입는데, 정장이지만 핏이 넉넉한 데다 넥타이는 하지 않고 단추도 적당히 풀어 조금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인터뷰에 따르면 학창 시절 교복을 입어야 하는 기숙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이 차림새가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이며 매일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매번 같은 정장을 입고 다닌다고 한다.
[맨 오브 스틸 현장스틸]
<인터스텔라> 당시 촬영장을 방문한 파라마운트 대표가 감독의 옷차림을 보고 놀라움을 표한 적도 있다는데 <맨 오브 스틸> 현장에서 찍힌 크리스토퍼 놀란과 잭 스나이더의 투샷을 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정장이 전형적인 영화 현장 스태프 복장의 잭 스나이더 감독과 얼마나 대조적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샘 레이미
[샘 레이미 – 스파이더맨 2 스틸]
[샘 레이미 - 드래그 미 투 헬 스틸]
색다른 이유로 수트를 고집하는 감독도 있다. 컬트호러에서 블록버스터까지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온 감독 샘 레이미가 그렇다. 그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존경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본인이 연출한 영화에 인장을 남기듯 매번 카메오로 출연했던 알프레드 히치콕을 따라 샘 레이미 역시 <이블데드>와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등 자신의 영화에 잠깐씩 얼굴을 비추었을 정도다.
정장을 갖춰 입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다. 촬영장에서도 정장을 입고 다니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샘 레이미의 페르소나라고도 불리는 배우 브루스 캠벨은 인터뷰에서 샘 레이미 감독이 <이블데드 2> 무렵부터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알프레드 히치콕과 달리 참 쭈글쭈글하고 촌스러웠다며 장난스럽게 놀리기도 했다.
톰 포드
[톰 포드 – 녹터널 애니멀스 스틸]
[톰 포드 – 싱글맨 스틸 https://www.imdb.com/name/nm1053530/mediaviewer/rm3361902080 ]
‘수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한 톰 포드다. 여성복 보다는 남성복 라인이 더 잘나가고 그 가운데서도 남성의 신체가 가진 섹시함을 과하지 않게 드러내는 수트가 그의 장기라 할 수 있다.
그 자신도 늘 몸에 잘 맞는 심플한 수트를 입고 다니는데 이는 영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가 <싱글맨>이라는 작품으로 감독 데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이 영화의 내용과 캐스팅 뿐 아니라 그가 과연 촬영장에도 정장을 입고 나타날 것인가에도 관심을 가졌다. 쏟아지는 질문에 당연히 현장에서도 수트를 입을 것이라 답한 그는 ‘사람마다 각자 어울리는 차림이 있는데 나는 수트를 입을 때 가장 편안하다. 이건 나에겐 유니폼이다. 트레이닝복을 입으면 약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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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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