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영화하면 얼른 떠오르는 명작들이 많다. 고립된 호텔에서 벌어지는 스탠리 큐브릭의 절대 명작 [샤이닝], 스웨덴의 서늘한 기운이 가득한 뱀파이어 영화 [렛미인], 남극의 극한 추위 속에서 미지의 생명체와 싸우는 [괴물], 설원에서 펼치는 초능력자와 외계인의 사투 [드림캐쳐] 등이다. 이런 작품들은 이미 감상하신 분들 많을 것 같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겨울 공포영화들을 추천드린다.
괴담(1965)의 ‘눈의 여인’
‘설녀’는 일본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요괴다. 눈보라와 함께 나타나 사람을 얼어 죽게 하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을 데려가버린다. 일본 만화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이지만, 역시 옴니버스 영화 [괴담]의 한 꼭지인 ‘설녀’를 빼놓을 수 없다. 한 청년이 산속에서 설녀를 만나지만, 웬일인지 설녀는 그를 죽이지 않는다. 대신 자신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한 후 사라진다. 무사히 마을로 돌아온 청년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면 행복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에게 무심코 설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설녀였다. 일본 고전영화 특유의 아우라가 가득한 작품으로 다른 세 편의 단편들도 모두 훌륭햐다.
라스트 윈터(2006)
한 석유회사가 환경보호단체 사람들과 함께 북극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얼음을 뚫고 석유를 찾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중 한명이 안구가 적출된 시체로 발견된다. 시추 작업중 유출된 가스가 환각을 일으켰고 착란 속에 자해한 것이라며, 애써 논리적인 이유를 대보지만, 기이한 죽음은 계속 된다. 이 살인은 과연 대자연이 복수일까?
프로즌(2010)
세명의 친구들이 늦은 시간 스키장을 찾는다. 그러나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던 중, 스키장 직원이 전기를 내리고 퇴근해 버렸다. 산속 스키장, 공중에 매달린 세명의 친구들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내기 힘들다. 푹신한 눈밭으로 뛰어내리면 그만이라고? 밤이 되자 산속에서 늑대 무리가 내려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콜드 그라운드 (2016)
프랑스에서 제작된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공포영화다. 때는 1976년, 두 명의 탐사 프로그램 제작진이 가축들이 의문의 죽임을 당하는 스위스 국경지역으로 취재를 떠난다. 그들은 법의학자와 생물학자를 만나 탐사를 이어가는데, 눈사태를 만나 길을 잃는다. 눈 덮인 산속에서 살아남기도 벅찬데, 어느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가 주변을 서성이며 이들의 목숨을 노린다.
써티데이즈 오브 나이트(2007)
알래스카에서도 최북단의 고립된 마을 배로우. 1년에 한 번 30일간 해가 뜨지 않는 극야현상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피난을 떠난다. 그런데 각자의 사정으로 남게 된 150여 명 앞에 뱀파이어 무리가 나타난다. 마을의 모든 통신수단과 이동수단마저 파괴되어 완벽하게 고립되어 버린 사람들은 해가 뜰 때 까지 앞으로 30일간 살아남아야 한다. 호러영화라기 보다는 재난영화에 가깝고 사람들이 뱀파이어와 전투를 준비하는 장면은 흡사 서부극을 떠올리게 한다.
프릿 빌트 (2006)
3편까지 시리즈가 이어졌던 노르웨이 영화다. 다섯명의 친구가 깊은 산속으로 스노보드 여행을 떠난다. 그러다 한 명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나자, 우선 근처에 보이는 문 닫은 호텔로 몸을 피한다. 그러나 그 호텔에는 살인마가 숨어 살고 있었다. 전형적인 미국 청춘 슬래서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시리즈 특유의 변주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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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박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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