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44

품격있는 반전의 공포영화 <디 아더스> 2편 1편에서 계속.... 이 인식의 정도는 상대가 가진 영감의 크기와 비례한다. 또 그들과 접촉하는 빈도와도 관계있다. 영매 일행의 영감은 말할 것도 없고, 엄마가 처음 들은 소리가 소년의 울음 소리다. 소년은 초반부터 딸과 말다툼을 할 정도로 서로를 생생하게느낀다. 영매 노파를 포함해 사람은 아무도 유령을 보지 못하는데, 유일하게 소년만 유령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순수하거나 영감이 강한 아이다. 딸이 엄마보다 먼저, 사람을 본 이유는 신념과 편견의 차이 때문이다. 성경의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때문에 엄마에겐 ‘다른 존재’에 대한 강한 편견이 생겼다. 반대로 딸은 처음부터 성경의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다. 계속된 기현상 때문에 신념이 흐트러진 엄마는 점점 더 사람을 잘 감지하게 된다. 벌써 수십년 간 사.. 2021. 7. 25.
조용하고 묵직한 공포 <디 아더스> 1편 1945년, 채널 제도의 저지 섬. 넓은 대지 한복판의 저택에 귀부인 엄마와 두 아이가 살고 있다. 남편은 전쟁에 자원해서 떠난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이들은 햇빛에 노출되면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희귀병을 앓고 있어서, 하인들마저 모두 떠난 후에도 그들은 집 안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창문마다 두꺼운 커튼을 치고, 50개나 되는 문을 철저하게 잠가 가면서 엄마는 아이들을 지킨다. 전에 이 집에서 일했다던 하인 세 사람이 찾아와 함께 살게 되는데, 그날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리고, 문이 저절로 여닫히는 등, 다른 누군가가 집안에 있는 징후가 점점뚜렷해진다. 실체가 눈에 보이지 않아 침입자인지 유령인지 알 수 없다. 혼란은 커지는데, 세 하인은 진실을 알.. 2021. 7. 25.
공포 천재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의 고어영화 <힐즈 아이즈> 원전이 주는 근원적인 공포를 이야기하는 를 소개한다. (이하 ‘힐즈 아이즈’)는 공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1977)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공포 영화 매니아들을 열광시켰던 (2003)의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행 중 위험에 처한 가족의 이야기 구조는 같지만,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이 원작의 식인종 돌연변이들을 국가 폭력에 의해 탄생한괴물들의 이야기로 확장했다. 인상적인 영화의 오프닝. 웹 피어스의 올드팝이 나른하게 흐르는 가운데, 핵실험을 기록한 흑백필름과 방사능에 오염된아기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경이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핵폭탄의 거대한 버섯구름과 끔찍하게 뒤틀린 아기들의 모습. 이짧고 강렬한 오프닝만으로도 국가 폭력이라는 메시지와 장르적 분위기에 압도된다. 오랜 형사 .. 2021. 7. 25.
홧병주의! 위험한 아이들 <에덴레이크> 유치원 선생님인 제니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그녀의 눈에 비친 아이들은 너무나 맑고 순수하다. 그런 제니를 기다리고 있던 스티브는 프로포즈 반지를 몰래 숨기고 그녀와 함께 폐쇄된 호수공원, ‘에덴 레이크’를 향해 출발한다. 그리고 그곳을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 라디오 소리가 노골적으로 흘러나온다. 좋은 부모란 무엇이며, 학교와 교육시스템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영화의 주제는 명확하고 이야기는 단순하다. ‘에덴동산’을 찾아간 남녀 앞에 나타난 괴물, 바로 무서운 10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깊은 산 속을 헤치고 도착한 아름다운 호수. 인적 없는 그곳에서 제니와 스티브는 마치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처럼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껄렁껄렁한 10대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2021. 7. 25.
곤충과 교감하는 소녀의 섬뜩한 이야기 '페노미나' 제니퍼(제니퍼 코넬리)는 곤충과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러나 새로 전학 간 기숙 학교에는 이런 제니퍼를 이해해 주는 친구 하나가 없이 따돌림을 당한다. 한편으로 몽유병에 시달리던 그녀는 우연히 살해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미궁에 빠져있던 연쇄살인사건은 제니퍼가 살인현장에서 발견한 유충으로 실마리를 찾게 된다. 곤충학 박사의 도움으로 오직 사람의 시체에서만 발견된다는 유충의 존재를 알게 된 제니퍼는 곤충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해 점점 살인마에 접근하게 된다. 하지만 어리고 나약한 소녀 제니퍼는 오히려 살인마의 함정에 빠지고, 아름다운 소녀들을 질투해 살해했던 괴물의 집 안에 갇히고 만다. 곤충과 교감하는 소녀의 이야기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신선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야 자리 잡기 .. 2021. 7. 25.
얼굴이 서스펜스. '트루 로맨스'의 정통 마피아 빈센조 코코티 오늘의 악당은 시실리안 마피아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준 [트루 로맨스]의 빈센조 코코티다. 조직의 마약을 들고 도망간 클라렌스(클레스찬 슬레이터)를 잡기 위해, 이탈리아 시실리안 마피아 블루 루의 고문 ‘빈센조 코코티(크리스토퍼 월켄)’는 부하들과 클라렌스의 아버지 클리포드(데니스 호퍼)를 찾아간다. 간결하게 소개하고, 효과적으로 협박하는 빈센조. 상대가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오버코트를 얌전하게 벗어두고, 역시 간결하고 매운 편치를 한방. 코피가 터진 클리포드에게 우아한 실크 손수건을 건넨다. 빈센조 코코티는 쓸데없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 범죄의 프로, 순도 100% 시실리안 마피아다. 부하를 시켜 클리포드의 손바닥에 칼질을 하고 난 다음, 다시 협박을 이어간다. “시실리인은 타고난 거짓말쟁이지. 그중에.. 2021. 7. 25.
살려는 드릴게. 멋에 살고 멋에 죽는 '신세계' 이중구 영화사의 악인들을 만나본다. 네 번째 이야기는 의 이중구. 누군가는 ‘멋’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허세’라고 했다. 곧 죽어도 폼나고 싶은 수컷들의 직진본능을 그대로 보여준 이중구는 유독 훌륭한 한국영화가 많았던 올해, 가장 매력적인 악당임에 틀림없다. 어설픈 신경쇠약이나 아팠던 과거 따위에서 이유를 찾지 않는 그냥 악당. 골드문 그룹의 이중구 이사를 만나본다. 이야기는 이렇다. 기업형 폭력조직 골드문의 회장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는다. 회장 자리를 놓고 화교 출신인 정청(황정민)과 정청에게 서열이 밀린 이중구(박성웅) 사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편 경찰청의 강 과장(최민식)은 정청의 심복 으로 자리 잡은 비밀경찰 이자성(이정재)을 이용해서 골드문을 한 번에 몰락시킬 작전을 세운다. 작전명은 신세계.. 2021. 7. 25.
일상 속의 살인마, <내 연애의 기억>의 현석 영화 속의 악인들을 만나본다. 열한 번째 악인은 일상 속의 살인마, 에서 송새벽이 열연한 현석이다. 은진(강예원)은 우연히 택시를 같이 타게 된 현석(송새벽)과 연인이 된다. 그동안 종류별로 나쁜 놈만 만나느라고 ‘연애의 기억’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그녀가 어설픈 듯 순수한 현석의 매력에 빠진다. 어느 날 현석의 휴대폰을 훔쳐보다가 나이 많은 술집 여사장과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한다. 한 시간 동안 로맨틱 코미디로 달려온 영화는 현석이 죽인 술집여사장의 시체를 은진이 발견하면서 전혀 다른 국면으로 치닫는다. 은진이 눈치챘다는 것을 알게 된 살인마 현석. 달리던 차를 멈추고 그녀에게 물어본다. “은진아, 봤니?” 현석은 은진을 자신의 은신처에 감금하고 차근차근 설명한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과.. 2021. 7. 25.
관심병자 아줌마의 집요한 스릴러. <미저리>의 애니 윌킨스 영화 속의 악인을 찾아가는 ‘악인열전’. 세 번째 주인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의 작가를 동경하고, 사랑하고, 죽이려 했던 여자, 애니 윌킨스에 대한 이야기다. 폴 셸던은 ‘미저리’라는 여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인기 연애소설 시리즈의 작가다. 어느 날 눈폭풍을 만나 교통사고가 나지만 ‘미저리’의 광팬 애니 윌킨스에 의해 구조된다. 애니는 폴이 소설 속의 ‘미저리’를 죽이고 시리즈를 끝내려는 것을 알게 된 후, 외딴 집에 그를 감금한 채새로운 미저리 시리즈를 강제로 집필하게 한다. 도망가지 못하게 다리를 부러뜨리는 장면과 미저리의 마지막 편 원고를 불 지르는 장면. 폴 역의 제임스 칸은 에서 마피아 패밀리의 장남이자 다혈질 상남자로 나오지만, 여기서는 자신의 팬에게 속절없이 당하는 작가역이다. 케시 베이츠가.. 2021.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