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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고 싶어도 용서할 수 없는 '밀양' 박도섭 영화 속의 악당들을 차례로 만나 본다. 두 번째 악당은 의 유괴 살인범 박도섭이다. 아들을 유괴해서 죽인 남자를 용서하러 간다. 좁은 면회실 안. 이창동 감독은 촬영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면회실 세트를 실제 싸이즈대로 답답하고 작게 만들었다. 면회실 유리 너머로 드디어 얼굴을 드러낸 살인마 박도섭. 신애(전도연)는 도섭의 얼굴만 봐도 치가 떨리지만, 신의 이름으로 원수를 용서하려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박도섭의 얼굴이 구도자처럼 평온하다. 그는 말한다. 자신도 신 앞에 무릎을 꿇었노라고. 그래서 이미 용서를 받았노라고. 신애의 정신이 아득해진다. 이미 용서를 받았다니, 말 그대로 용서하고 싶어도 용서할 수가 없는 인간이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인 신애의 동의 없이 물리적인 복수는 법의 이름으로 차단되었고,.. 2021. 7. 8.
스스로 웃긴지 몰라서 더 웃긴 스티븐 시걸 생긴 것만으로 범죄인 남자가 있다. 대니 트레조는 실제로도 중범죄를 저질러서 감방에 드나들었던 전과자이자, 200여 편의 영화에서 단골로 악역을 도맡아 온 액션 배우다. 그의 엄청난 얼굴은 B급 영화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대니 트레조가 단독 주연이자 정의의 사도로 나오는 영화 [마셰티]에는, 데칼코마니처럼 대척점을 이룰만한 악역이 필요했다. 오늘의 악인은 스티븐 시걸이 [마셰티]에서 열연한 마약왕 토레스다. 멕시코의 유능한 연방요원 마셰티는 마약왕 토레스를 잡으려다가 실패한다. 부인마저 토레스에게 살해당하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마셰티는 미국으로 건너가 하루하루 비참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다시 한 번 음모에 빠져 상원의원 저격범으로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 뭐, 사실 줄거리 .. 2021. 7. 7.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 '달콤한 인생' 백대식 영화 속의 악당들을 만나본다. 오늘의 악인은 [달콤한 인생]의 백대식 사장이다. 아버지의 힘을 빌려 사채업을 하던 백대식(황정민)이 새로 벌인 사업은 무려, 연예기획사다. 러시아 쪽 무희들 대신 자신이 계약한 동남아 연예인들을 구역 나이트클럽에 넣어보려고 수작을 부리던 중, 김선우 실장(이병헌)과 부닥친다. 딱 부러지게 전화를 끊어버린 김선우 실장에 대한 분풀이를 부하들에게 해대는 속 좁은 인간.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강하게 나오는 비겁한 악당, 백대식의 등장이다. 백사장은 보통의 비겁한 인간들이 그렇듯이, 강한 자에게는 또 한없이 약하다. 조직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김선우 실장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각 조직의 보스가 모이는 자리에서 아버지 백 회장을 등에 업고, 상대편 보스인 강 사장(김영.. 2021. 7. 6.
이게 감동 받을 일인가? 플레처 교수 늦은 시간, 학교에서 홀로 드럼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앤드류 앞에 악마적인 카리스마로 유명한 플렛처 교수가 나타난다. 몇 가지 연주를 시켜보더니, 말도 없이 떠나버리는 플렛처. 일생의 기회를 잡은 것인지 놓친 것인지, 플렛처의 밴드에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난 앤드류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플렛처 교수가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이 이렇다. 자신의 밴드를 연습시킬 땐, 연주를 갑자기 멈추고, 틀린 학생을 몰아세운다. “연주가 느린 거 같나? 빠른 거 같나?” 그는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미세한 차이를 근거로 상대를 몰아세운다. 다음엔 브라스 연주자 한 명이 타겟이다. “조율이 맞은 것 같나? 틀린 것 같나?” 학생은 울면서 자신이 틀렸다고 말하고, 플렛처 교수는 학생을 그 자리에서 내쫓는다. 학생이 나가자 플.. 2021.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