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천재적인 의사였던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 컴버배치)는 불의의 사고로 손을 크게 다친다. 손의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현대 의학으로 그의 손을 고칠 수 없었다. 결국, 에인션트 원을 찾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부상은 얼마나 심각했던 걸까? 전문의 임재현의 눈으로 살펴봤다.
이미지=영화<닥터 스트레인지>
외과 의사에게 손 부상이란, 당연히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빗길을 과속으로 달리다 절벽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핸들을 잡고 있던 그의 손은 크게 다칩니다. 그는 손가락을 포함한 손 전체, 그리고 손목과 팔에 골절을 동반한 다양한 손상을 입게됩니다.
이미지=영화<닥터 스트레인지>
만약, 닥터 스트레인지가 손가락에만 상처를 입었다면 그나마 희망적입니다. 놀랍게도 우리 몸의 손가락에는 운동신경이 없기 때문에 혈관과 인대만 잘 연결해주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우리는 손가락에 운동신경이 없이도 어떻게 미세한 움직임이 가능할까요? 일단, 팔에서 이어져 있는 운동신경은 손목과 손바닥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그 신경이 손가락으로 가는 근육과 인대를 조종해서 손가락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손가락에만 부상을 입었다면 어느 정도 희망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감각 신경의 손상으로 이상 감각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이미지=영화<닥터 스트레인지>
그러나 닥터 스트레인지는 손목이나 팔도 광범위하게 손상되어 신경 손상에 대한 수술도 잘 되어야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운전대에 손이 끼어버린 상태에서 절벽을 굴렀고 그 과정에서 손과 손목 전체에 골절까지 입습니다. 사고를 당한 후 의식을 차렸을 때, 자신의 손 전체에 핀들이 많이 박혀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요. 아주 복잡한 골절이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골절이 심할 경우 강직이 잘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즉 굳어 벼려 뻣뻣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재활 훈련이 아주 중요합니다. 영화 속에서도 닥터 스트레인지의 피 눈물 나는 재활 과정이 소개되는 데, 거의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지만, 원래부터가 워낙 심각한 부상이었기에 신경외과 의사의 손과는 거리가 멀게 되었습니다.
이미지=영화<닥터 스트레인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사가 주인공인 영화에서, 의학적 상식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마스크를 쓰기 전에 손부터 소독한다거나, 그 상태로 수술을 진행하는 등의 장면도 현실에서는 큰일 날 일이지만, 영화 감상에 방해되는 정도는 아니지요. 그러나 스트레인지는 마법사가 된 이후에도 ‘닥터’라는 호칭에 집착하는 캐릭터입니다. 천재 외과의였던 그가 현대 의학을 등지고 에인션트 원을 만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짚어보면 캐릭터를 좀 더 깊게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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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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