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시나리오로 연기한 배우들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MCU 10년을 결산하는 중요한 영화인만큼 스포일러 방지를 위한 노력이 더욱 강력해졌다. 피터 파커/스파이더맨 역의 톰 홀랜드는 지난 번 [스파이더맨: 홈 커밍] 개봉 전 너무 많은 스포일러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출연하면서 영화 전체에 관한 시나리오를 아예 읽어보지 못했고, 심지어 [어벤져스 4]에 자신이 출연하는지조차 몰랐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 풀 버전을 못 본 배우는 톰 홀랜드 뿐이 아니다. 영화의 공동 연출을 맡은 루소 형제에 따르면, 출연진은 대부분 자신의 출연 장면을 제외한 나머지 장면을 ‘거짓말’로 작성한 가짜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에 임했다.
영화의 간판 캐릭터이자 MCU 출연진의 대부 역할을 하는 아이언맨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차 이번 영화는 전체 시나리오를 읽어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진짜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이후에 자신이 읽은 것이 가짜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루소 형제의 입단속
지난 4월 초, 루소 형제는 트위터를 통해 출연진들이 스포일러를 더욱 철저히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인피니티 건틀렛을 착용한 타노스가 비밀엄수 서약 문서를 내미는 사진과 함께 #타노스가당신의침묵을요구한다(#ThanosDemandsYourSilence) 라는 해시태그를 단 트윗을 올렸다.
https://twitter.com/Russo_Brothers/status/981164646236274688
이 트윗에 대해 톰 홀랜드는 “이거 원래 제가 받아야 할 문서네요”라고 대답했고, 호크아이 역의 제레미 레너는 이번에 자신과 관련한 마케팅이 거의 전무한 분위기를 언급하며, “나는 아무 말도 안 합니다...아무 것도 모르니까”라고 대답했다.
동문서답 작전
프로모션 투어가 진행중이고 출연진과 언론 사이의 접촉이 많아졌다. 다양한 질문이 오가는 가운데, 자칫 스포일러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마블과 출연진의 전략은 분명해 보인다. 22일(현지 시각) LA에서 열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기자회견에서 출연진과 감독들은 농담으로 스포일러를 피해갔다.
피터 퀼/스타 로드 역의 크리스 프랫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지구에 돌아왔는데, 그것에 대한 캐릭터의 반응이 어떤지 묻는 말에, 갑자기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안소니 루소 감독에게는 혹시 쉴드의 필 콜슨 요원이 [인피니티 워]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안소니 루소 감독은 이 질문에 “낚시 얘기를 더 했으면 좋겠는데요”라며 농담으로 답을 피했다.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 역의 스칼렛 요한슨은 이번 영화의 의상에 관한 질문을 받았는데 새 조끼를 입고 나온다며 정직하게 답했다. 그정도야 충분히 노출해도 될 만한 정보였다.
그런데 그 뒤를 이은 드랙스 역의 데이브 바우티스타의 질의응답이 걸작이다. 이번 영화에서 드랙스가 얼마나 타노스를 죽이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것 대신 드랙스의 패션 센스에 관한 얘기를 하면 안 되겠나?”며 너스레를 떨었다. 드랙스는 상의를 입지 않고 다니는 캐릭터다. 바우티스타는 “나도 새 조끼를 입었으면 좋겠는데, 아마도 드랙스는 유두가 민감한 캐릭터라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들에게 가짜 시나리오를 읽힌 것에 대해 루소 형제는 “그들에게 숨겨야 한다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가짜 시나리오를 주고, 비밀 엄수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주는 편을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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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기성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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